2월 11일

바쁜 사람들 속 여유로운 사람.

by 제밍




아무리 바빠도 여유는 있다는 말이 이런 뜻인가 싶다.
저 멀리서 봐도 도로란 도로는 벌써부터 차들로 빽빽한데 집으로 걸어가는 길은 이렇게나 한적하고 고요하니 말이다.
빵빵 울리는 클랙슨 소리 대신 들리는 거라곤 저 앞에 걸어가는 어르신의 지팡이 끌리는 소리와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가 춤추는 소리뿐.
어릴 때야 그저 엄마와 아빠 손에 이끌려 차 타고 이 집 갔다가 다시 차 타고 저 집 갔다가 연휴 내내 사람들 사이에서 자동차 사이에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조금 컸다고 먼저 집으로 돌아오니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이제야 정신없는 연휴 속에서 피곤한 심신을 다스릴 여유로운 순간을 찾아낸 것이다.


모여서 정을 나누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대명절엔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복닥 복닥하고 정신없는 것이 정스럽고 좋다지만 그 속에서 하루쯤 여유를 찾는 것 또한 좋지 않나 싶다.
바쁨 속에 찾은 여유는 보다 소중하고 어느 때보다 편안하니.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마주한 사람이 열 명도 될까 말까 한 걸 보니 다들 저 막히는 도로 위차 안에 있나 보다.
오늘 하루가 지나가기 전 바쁜 도로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오늘 누린 여유가 그들에게도 닿기를 바라며 느긋하게 마저 집으로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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