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시상은 여기서 멈춤
하루를 돌아보며 혹은 일주일을 돌아보며
한 달을 돌아보며 몇 년 전을 돌아보며
시시콜콜한 시상을 떠올릴 때마다 내 부족하기 그지없는 실력으로
시를 쓰고, 읽고, 마음속에 담았다가도, 부끄러웠던 기억에 사로잡혀
몸을 베베 꼬아보기도 했다.
내 시상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실재한다는 걸 몸소 느끼며
이조차 신기한 경험이라고 주중을 더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한낱 아무 의미 없었던 일 초라도, 일 분, 몇 시간, 며칠이래도
주말에 가만히 앉아 시상을 떠올리기 위해서 의미를 최대한 부여해 보려는 노력이
어쩌면 무심코 스쳐 지나가던 것에 한 줌의 관심이라도 가질 수 있었기에
난 또 무엇인가를 얻어갔고 그 또한 무엇인가를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고 사소한 것에도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
스스로가 내리는 압박에 대해선 스스로가 해결책을 주어야 하므로
이쯤에서 시상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잠시 멈추려고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 바쁘디 바쁜 삶에 빠져들어 다시 한번 정신없이 살아가야겠다.
사소한 것에 압박을 받는 것은 잠시 접어두고, 본연의 압박감만 생각해야겠다.
어쩌면 바쁜 일상 속에서 더 많은 시상을 가지고 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나에게 한 줄기의 희망을 암시하고는 그렇게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 보일 테다.
이제 나는 일상으로 돌아가 다른 의미의 압박감과 고군분투를 할 것이다.
몇 개월 동안의 시상을 쓸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고, 다른 방식으로의 관점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 신비함을 느꼈다.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압박감에 부딪힐 수많은 사람들은
나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인가, 혹은 스스로만 아는 표정을 지을 것인가.
그러므로 시시콜콜한 시상은 여기서 멈춘다.
잠시만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