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Jan 18. 2024

사랑하는 별 하나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곁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를 읽게 되었다.

별과 같은 사람, 하얀 들꽃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인의 고뇌가 느껴지는 구절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런 사람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지닌 채 시는 마무리된다.


그런 사람이라. 우리는 외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 외로움은 생각보다 깊고 우울해서 우리의 곁에서 항상 존재하며 자기 자신에게마저도 외로움을 놓지 못한 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세상은 너무나 괴롭고 쓸쓸하기 그지없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대들이 겪고 있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가혹하고 엄정하기까지 하다.


또한 마음은 어둡다. 어둡고 또 어둡다. 그러므로 울고 싶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 눈물을 속으로 삼키고 홀로 새벽밤중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그저 삭히고 있는 것이다.

그때 시인은 눈 마주쳐 마음을 비추어주는,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부르면 다가오는,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곁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을 갖고 싶다고 고백한다.


나도 그런 사람을 갖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순 없는 것인가. 마음이 힘들고 세상이 당신을 괴롭히고 우울하게 만들어 버린데도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별 하나가 될 순 없는가. 브런치의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 가끔 댓글을 달아 그들에게 공감하며 함께 울어주며 또한 그들을 위로해주곤 한다.


남이 울면 따라 우는 것이 공명이다.

남의 고통이 갖는 진동 수에

내가 가까이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 공명인 것이다.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다.

- 정재찬, <시를 잊은 그대에게>

그러므로 공명의 힘은 대단하다. 공명함으로써 우린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줄 알고, 함께 슬퍼할 줄 알며, 그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연대하고 인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문제에도 목소리를 함께 낼 수 있다. 즉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명이란 것은 자칫 잘못하면 슬픈 감정의 도돌이표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여야 한다. 나는 옛날부터 기분이 태도가 되는 일이 많아 항상 친구들,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곤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당시의 흑역사는 나의 자양분이 되었고 이는 한층 더 어른스러워졌음의 증거가 되었다. 항상 인간은 유아기의 감정적인 면에서 무엇인가 경험을 겪은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어른이 되었는가? 우습게도 나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람이 경험을 통해 무조건적인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상기의 명제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중년 어른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그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온기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도 있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부모님을 잊지 못해 눈물을 속으로 삼키는 경우도 있으며 가족들에게 그 슬픔의 공명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웃는 얼굴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

사랑하는 애인에게는 어른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항상 든든한 사람으로 지내다 어느 날 주체할 수 없는 슬픈 감정을 옮게 하기 싫어 밤바다를 따라 거닐며 조용히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다.


그대들이여, 나는 위의 시를 읽으며 조용히 고백하노니.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랑하는 별 하나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별 하나가 되어달라고 말해본다. 당신이 사랑하는 별 하나가 된다면 밤하늘 총총히 박혀있는 별을 바라보며 위로받는 사람은 그 어떤 위로보다 큰 안정을 얻게 된다고.

그러므로 이리저리 치이며 사는 험난한 삶이지만 사랑하는 별 하나가 되어 당신 곁에 존재하고 있는 별 하나를 바라보며 살자고. 우린 모두 힘든 별 하나지만 어떻게든 빛나고 있지 않는가.


사랑하는 별 하나. 모두가 이 별 하나만을 갖자고 소원해 본다.

이는 나이기도, 당신이기도 함에 이 글을 마친다.





작가의 이전글 가면은 벗어지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