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유전자정보가 몸 안에서 단백질을 이루고 이 단백질이 세포를 구성한다. 그런데, DNA 유전자정보가 곧바로 단백질로 발현되지는 않고 중간단계에서 transcription 단백질 구성의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RNA로 바뀐다. RNA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렇게 메신저 기능을 하는 mRNA가 꼭 필요하다. 1980년대 분자생물학 연구가 거둔 성과에는 in vitro 몸 안이 아니라 몸 밖에서 시험관 실험으로 transcription을 하는데 성공한 진보가 일어났다. 이런 진보로 인해 가능해진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백신개발에 주목한 사람이 Katalin Karikó 카탈린 카리코 교수였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상하수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집에서 도축장 인부로 일했던 아버지와 경리직원 어머니 아래서 낳아 자란 카리코 교수는 헝가리 University of Szeged 세게드대학에서 (서강대학교와 같이 카톨릭 예수회 대학)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헝가리 비밀경찰이 운영하는 실험실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망명한다.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일하며 당시 AIDS 치료제로 각광을 받던 인터페론 연구를 하다가 필라델피아 펜실배니아의과대학 심장내과 연구실에서 조교수로 일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학자라면 누구든지 연구비를 타기 위해 지원하는데, 카리코 교수는 mRNA 연구를 주제로 지원했지만 대부분 거부당한다. 1997년 드디어 같은 의과대학 면역학 교수 Drew Weissman 와이스먼 교수와 만나면서 두 분의 연구는 in vitro 체외생성 mRNA를 nucleoside base 염기 변형시키면 몸 안에서 면역반응을 피해간다는 발견으로 급진전한다. 두 분이 처음으로 함께 쓴 논문이 과학계 학술논문저널로 최고라고 하는 SCIENCE, NATURE 두 군데서 모두 거부당했지만 IMMUNITY 라고 면역학 분야 최고 저널에 실린 때가 2005년이었다. 그 뒤로 두 분은 논문 여러 편을 발표했고, 2013년에는 mRNA 염기구조를 변형시켜 면역반응을 피해가는 기술을 특허등록한다. 이들의 특허를 등록하고 소유권을 가진 펜실배니아대학이 특허권을 미국 벤처캐피탈 기업에게 매각했고, 그것을 사들인 기업이 Moderna 모더나였다. 나중에 이를 알아차린 카리코 교수는 2019년 독일에서 터어키 출신 과학자 부부가 mRNA 백신을 개발하던 BioNTech에 부사장으로 합류한다.
순수학문에서 시작해 응용분야로 확산하는 업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2023년 노벨의학상을 꼽을 수 있겠다. 2019년 말 중국에서 시작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갔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 적재적소 백신개발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1980년대부터 꾸준히 쌓인 학자들의 연구성과가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