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 따라주지 않던 12월의 한가운데서
12월 3주 차다.
이쯤 되면 한 해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몸은 먼저 신호를 보냈다. 정말 오랜만에 입 안이 헐었다. 증상은 일주일 전부터였다. 이유를 모를 리 없다. 줄어든 수면시간, 12월 초부터 이어진 연말 약속들, 그리고 주 5~6회 빠지지 않고 이어온 운동. 회복되지 못한 피로가 면역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꽤 명확했다.
운동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회복이 따라오지 않는 운동은 결국 몸을 소모시키는 일이라는 것도, 이렇게 또 몸으로 배운다. 물만 마셔도 통증이 느껴졌지만, 영양 섭취를 놓치면 회복도 더뎌질 것 같아 억지로라도 끼니를 챙겼다. 영양제도 생각나는 건 다 꺼내 먹었다. 입 안에 생겼던 구내염 몇 개는 사라진 듯했지만, 오른쪽 아랫입술 안쪽에 남은 하나는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침저녁으로 알보칠을 발랐지만, 그 자리는 아직도 쓰라리다.
상처는 결국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받아들여본다.
지난 주말엔 매년 연말마다 이어오던 모임이 있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파티룸을 빌렸다. 숙박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점에, 가기 전부터 작은 설렘이 있었다. 하지만 전날 새벽, 한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남편분이 차량 사고를 당해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상대방 차량이 유턴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고, 차량은 크게 회전해 신호등까지 들이받았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생명의 위험은 넘겼다는 말에 안도의 숨을 쉬면서도, 마음 한편이 쉽게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작년에도 한 명이 빠져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 올해는 네 명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 은근히 기대했었다. 그래서였을까. 불참 소식은 생각보다 더 크게 남았다. 연말은 늘 즐거움만 가득할 것 같지만, 불현듯이 삶의 변수들이 함께 따라온다.
남은 멤버끼리 더 신나게 놀자고 말은 했지만, 몸은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파티룸을 빌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북적이는 파티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쉬는 선택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요즘도 나의 하루는 오전 10시 수업으로 시작해 밤 11시 무렵 센터 마감과 함께 끝난다. 집에 돌아오면 하루는 이미 지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루틴으로 올해의 대부분을 살아왔다.
그래서 요즘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내년에는 시간을 조금 더 다르게 써야 하지 않을까. 헬스 트레이너로서의 역할, 작가로서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앞으로 시도하게 될 여러 갈래의 일들. 이 모든 것을 감당하려면, 방향보다 먼저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2026년이 오기 전, 나는 어떤 사람으로, 어떤 리듬으로 살고 싶은지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보고 싶다. 출판을 앞두고 개인적인 기록과 홍보를 위해 유튜브 영상 업로드도 천천히 준비해 볼 생각이다.
즐기자.
나를 위한 시간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시기만큼은 조금 더 깊게 몰입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