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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May 04. 2024

[ 2024 독후기록 27] 국토박물관 순례 2.

유홍준 교수님의 답사기. 백제, 고신라, 비화가야

[국토 박물관 순례 2]

백제, 고신라, 비화가야

유홍준, 창비, 2023년 11월, 볼륨 312쪽.



유홍준 교수님의 국토 박물관 순례 2권입니다.

작년 11월에 1권과 함께 나왔습니다.  지난달 1권을 재미나게 읽고 도서관에 예약도서 걸어두었더니 연락이 왔네요.


백제 편에서는 1993년 12월 우연히 발견된 백제금동대향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늦게 발견되어 제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국사 시간엔 들어보지 못했던 유물인데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백제의 미소'로 일컬어지는 서산 마애삼존불과 더불어 백제문화의 정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왕산에서는 삼천궁녀가 뛰어내렸다는 낙화암 이야기가 실은 사실이 아님을 말씀하십니다. 당나라에 끌려가 그해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 의자왕에 대한 백제민들의 사랑이 담긴 곳이랄까요?  유자가 머무를 유 자로, 왕이 머물다 갔으면 하는 백성들의 바람이 반영된 곳입니다.


책을 읽다 알게 된 사실인데, 서울 출신인 유교수님께서 '수졸당' 말고도 부여에 '휴휴당'을 두고 오도이촌 생활을 십 년 넘게 하시며, 부여답사 진행을 50회 이상 진행해 오며, 또 다른 고향인 부여 사랑을 실천하시고 계십니다.  이 활동은 흰 두루마기에 흰 고무신을 신고 '신라의 얼과 결'로 불린 고 고청 윤경렬  선생님께서 살아생전 신라 유적지를 안내한 것처럼, 교수님께서도 고청 선생님의 마음을 본받아 실천하는 거라 밝히고 계십니다.


이야기는 마립간 시대의 고신라로 이어집니다.

세계에서 한 도시가 천 년 동안 수도로 기능했던 곳은 이집트 카이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중국 서안, 일본 교토와 우리나라 경주 정도뿐 이랍니다. 이중에서도 왕조를 달리하지 않고 하나의 왕조로 천년 수도를 이룬 곳은 경주가 유일하다고 설명하십니다.

1921년 일제에 의해 최초로 발굴된 금관총(금관이 출토되어 금관총), 1924년 발굴된 금령총(금방울이 나와 금령총), 1926년 발굴된 서봉총(스웨덴 왕세자 구스타프 6세 아돌프가 발굴에 참여해, 스웨덴의 한자 표기인 서전국에서 '서' 자를, 금관의 봉황장식에서 '봉' 자를 결합해 서봉총이라 이름 지음), 천마총, 황남대총 이야기를 다룹니다. 경주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이 총 6개인데요. 책에 실린 사진을 통해 한 자리에서 보고, 비교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금관이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왕릉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이외에도 장식신발이 나와 식리총이라 명명하고, 고구려 광개토대왕 명문이 적힌 청동그릇인 호우가 나와 호우총이라 이름 지었다는 내용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경주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때,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의 여행, 15년 전쯤 아들과 조카들이랑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경주의 모습은 오늘날의 경주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책을 통해 느꼈습니다. 언제 시간 내어 경주를 차분히 둘러볼 기회를 마련해 봐야겠네요.


마지막 장에선 가야중 창녕에 기반을 둔 비화가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비화가야라는 명칭도 생소했습니다. 작년(2023)에 가야 고분군 일곱 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가야 고분군에도 가보고 싶네요.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한예종 양정무 교수님의 [난처한 미술이야기]  독후기록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유물이 대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오구라 컬렉션으로 알려진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대구에 살면서 경주와 경상도 일대의 우리 고미술품을 긁어모았답니다. 일제가 패망하자 그는 이 수집품들을 다 들고 일본으로 돌아갔는데요. 이 컬렉션의 양 만도 1,110점에 달합니다.  도쿄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의 1/3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1965년 한일 협정 때 오구라 컬렉션 반환문제가 제기되었으나, 일제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단칼에 반환을 거절합니다.  요즘 해외반출문화재에 대한 환수재단이 생겨 우리 문화재 환수에 노력하고 있는데요. 근본적으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하는데... 사후약방문 인듯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3편은 김해, 고령 등 가야답사기로 시작한다는데 기대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들어 읽은 책입니다.

문화답사에 대한 가이드 북으로 활용하시거나 역사나 유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일독을 추천합니다.


올해 27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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