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독후기록 94] 혼모노

성해나 두 번째 소설집

by 서민호

[혼모노]

성해나 두 번째 소설집

성해나, 창비, 2025년 3월, 볼륨 368쪽.



연말이면 연중행사로 집사람이 책을 한꺼번에 주문합니다. 작년에도 십 여권의 책을 사줬는데요. 올해 구입하여 제게 읽어보라고 손에 쥐어준 책입니다.

예스 24 등에 보면 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라있는 책. 확인해 보니 19쇄네요.


성해나 님은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해인 1994년 생입니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젊은 작가상’(등단한 지 10년 이하의 작가에게 시상)에 2024년과 2025년 연달아 선정되었고,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24년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당당히 1位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습니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는 2025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에서 읽었던 소설입니다. 영화감독과 그를 좋아하는 팬클럽 회원의 이야기.


<스무드(smooth)>는 한인 3세 미국인이 미술 전시회를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하게 되고, 우연히 산책을 나갔다 태극기 부대와 만나 겪는 내용.


<혼모노> (금번 소설집의 대표작)는 2024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에도 실려있는데, 장수할멈을 모신 지 30년 된 무당과 신 내림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당(신애기)과의 대비를 통해 진짜와 가짜를 다루고 있습니다. 참고로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 ‘가짜가 아닌 것’, ‘本物’이라는 의미입니다.


<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인데요. 정부의 기밀 사업인 고문실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우호적 감정>은 스타트업 회사에서 소서리라는 쇠락한 농촌마을 재생사업 TFT에 속한 수잔과 상진(진)과의 갈등, 돈에 얽힌 소서리 주민들이 등장합니다.


<잉태기>는 말 그대로 출산을 앞두고 있는 딸을 둔 엄마와 시부와의 갈등. 원정출산을 두고 사사건건 다투는 이야기.


마지막 작품으로 실린 <메탈>은 어촌 고등학교 동창인 세 주인공이, 고교 밴드부에서 만나 메탈 밴드를 결성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제가 영화, 미술, 태극기부대, 무당과 神 내림, 건축과 고문, 야만의 시대, 마을 재생사업, 인간의 이기심, 媤父 와의 갈등, 원정출산, 락, 헤비메탈 등 다양합니다. 서른 즈음의 나이이니 경험이 많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 “이토록 많은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니” 하는 놀라움이 느껴집니다. “소설가들은 늘 소재를 찾아 떠도는 존재 같지만, 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잦다. 말하자면 소재가 스스로 늦은 밤 작가의 작업실 문을 두드리며 차랑차랑 열쇠 꾸러미 흔들리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일이 더 빈번하다” 고 ‘추천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무리 소재가 제 발로 찾아온다 하더라도 이를 소설로 구성해 낼 수 있는 건 오직 작가의 역량에 달린 일이기에, 성해나 작가에 대해 거는 앞으로의 기대가 커집니다.


소설을 읽으며 열린 결말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표를 찍었음에도 불구,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때론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야기의 결론을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놓는 부분이, 작가의 인기의 비결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올해 94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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