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예술가

by 김 예나

최근 가장 많이 만나는 모임 하나가 있다.

시도락.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이들.

독서모임, 템플스테이

이번에는 요가다.

시도락 멤버들과 요가•명상

내 안에 깊이 파고드는 연습

나는 지금 어디에 뿌리내리며 살고 있나

중요한 건 지금 내 상태 알아차림

더 가보는 것도 멈춰 서는 것도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알아차리고 가는 것.

나는 지금 어디에 뿌리내리며 살고 있나

중요한 건 지금 내 상태 알아차림

더 가보는 것도, 멈춰 서는 것도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알아차리고 가는 것

시간에 바쁘게 쫓겨 다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차분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호흡을 연결하고, 척추를 꽃꽂이 세우고

세상 근심, 걱정 잠시 미루고 내 안에 집중하기.

자세한 이야기는 일기에 썼다.

나는 생각한다.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삶.

이 마음으로 배우는 삶.

그래서 이 모임에 진심을 다하는 중이다.

예술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꺼내보는 영화가 있다.

순수한 사람들의 얼굴, 삶 자체가 예술이구나.

일시적이든, 영원하든 상관없는 표현 예술.

역시 사람뿐이구나.

바라보는 내내 어떻게 이렇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까. 내겐 전부와도 같은 이런 감정… 숨통이 트이고 정말 행복해진다. 프랑스에 또 한 번 반하고 젖어드는 점심때. 제목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벚꽃을 보러 갈 계획이었으나 비 가 오는 관계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가볍게 마시고

을지로 3가의 어느 뮤직 바로 향했다.

1차로 공연을 보고 2차는 생일인 S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갑작스레 종각역 어느 선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는 S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 S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는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생일 축하송을 부르는데 다른 테이블에서도 같이 노래를 부르며 그녀를 축하해 준다.

그녀는 감동을 받았는지 눈물을 살짝 훔친다.

음식을 주문하고, 밀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D와 M이 우리 테이블에 합류한다.

이야기의 주도권은 자연스레 그가 가져간다.

그가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한다.

그러자 K가 자신의 삶에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이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선두를 던진다.

시작은 당연히 D가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튼다.

그는 뭔가를 시작할 때 의미를 찾으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과 그걸 이어갈 수 있는 끈끈한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상하게 이유 있는 자신감, 자기 자신에 대한 든든한 확신과 믿음으로 구구절절 이유를 포장하기보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한다고 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도착하면 된다고 나는 그가 삶에 길을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방향 없는 배가 생각지 못하게 근사한 장소를 발견 하듯 그도 자신조차 예상치 못하게 근사한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모로 가도 도착하는 삶이 아닌 모로 가야 도착하는 삶이 그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그가 때때로 길을 헤매기를… 어차피 결국 정답을 찾을 그였다.

M은 혼자만의 시간에서 주로 그걸 느낀다고 한다.

남들은 모르는 시간에 사로잡혀 은밀한 고독을 즐길 때. 조용한 흥분을 터트리는 순간.

나만 아는 아름다움에 반짝이는 시간들을 자주 포착한다고 한다. K는 음악을 통해 얻는다고 한다.

주로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는

내 질문에 그는 클럽음악(하우스 음악)이라고 말한다.

나는 말한다. 그게 예술의 힘 같다고.

예술은 길을 찾아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길을 잃어버리게도 한다. 퍽퍽하고, 건조한 삶에 예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힘. 그걸 알아차리게 하는 게 예술의 힘과 존재하는 이유겠지.

또 다른 눈을 가지게 하는 것.

덕분에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아직 상상할 힘이 우리에게 남아있다면.

예술은 죽지 않고 살아남아 삶 곳곳에 자리 잡는다.

그러다 내가 그런 의미에서 D가 예술가 같다고 말한다. 자신의 가치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그걸 입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

나는 그가 예술가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이 만든 세계 안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듯했다. 그가 만드는 무엇 하나 그 답지 않게 없었다.

옷도, 공간도, 그가 만든 모임조차도.

무엇 하나 허투루 하는 게 없었다.

그는 무언가를 만들 때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sns의 올리는 사진들과 짧은 글마저도.

그는 자신만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담아낸다.

삶이 진실함의 옷을 입는다.

그는 자신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나는 그가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타고나길 천재형 예술가가 아닌 노력해서 멋진 예술가. 아름다움에 대해 샅샅이 뒤져보다가 나는 깨닫는다.

그는 남자이지만 아름답다는 말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아름다움이란 자기답다. 는 뜻에서 유래 했다는 것을. 예쁘다는 칭찬은 그저 외모뿐이지만

아름답다는 칭찬은 존재 자체에 대한 감탄이다.

그래서 그는 티모시 샬라메가 출연 한

영화 제목 <뷰티풀 보이>가 생각나는 남자이다.

난 그의 얼굴에서 반듯한 삶의 모습을 자주 포착한다.

무심하게 툭 걸쳐진 태도를 선망하며

나는 그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입점하는 날을 기다린다. 고독하게 근사한 혼자만 하는 예술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대중예술에 든든한 힘이 생기는 것처럼. 그의 예술에 그런 힘이 생기길 기도 한다. 그에게서 나는 배우고야 만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야만 더 훌륭해질 수 있다는 것을. 최근 머리를 다시 짧게 자르며

풋풋했던 그의 이십 대 때 얼굴이 아른거린다.

여전히 멋지게 차려입고 쿰쿰한 향수 냄새를 풍기는 그. 그냥 열심히 일하고, 모두를 중요히 여기고, 고민할 새 없이 하루치의 할 일을 해치우는 성실한 사장님.

그가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히 여길수록 그의 브랜드는 더더욱 예술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의 패션이 울퉁불퉁 한 인생을 덧입는 그 순간. 박음질 한 땀 한 땀에

몰래 끼어든 세월처럼. 촘촘하게 눈부시게 빛나는 그의 삶.


삶의 성실함으로 채워진 사람들.

삶의 박음질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박아낸 사람들.

저마다의 삶의 예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로봇과 사람의 구별법은 전율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들을 통해 삶의 전율을 느낀다.

전율시키는 삶.

아름다운 사람들 속

배우는 삶의 예술.

나는 또 말을 잃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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