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같이 레이더 망에도 잡히지 않는 녀석! 위치 파악이 시급하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듯하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 이미 수차례 가해진 듯했다.
적을 샅샅이 뒤져보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쉽게 일으킬 수 없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에...
눈을 비벼봐도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옆에 놓인 시계를 살짝 흘겨보았다.
지금 시각은 새벽 4시...
아직 이른 시간이다.
다행히 아직 시간은 내 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기도 했으나, 동시에 안도감도 함께 밀려왔다.
이 안도감이 독이었을까?
자신도 모르게 다시 눈이 감겼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들릴 듯 말 듯 한,
그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멀리 있는 듯하면서도 코 앞에 있는 듯 감이 오지 않았다.
아마도,
다시 공격태세를 갖춘 듯했다.
아직 공격을 받기 전 상태였기에 이번 공격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생겼다.
먼저 다가와 주기를 바라며, 일단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닌자 같은 녀석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떼로 덤벼들지 않았다.
한 녀석! 한 녀석!
각개전투를 벌이는 듯했다.
나의 방어도 함께 시작되었다.
너무 어둑 컴컴한 탓에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소리를 따라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며 같이 공격을 가했다.
찰싹! 찰싹!
다시 잠잠해졌다.
들리지 않았다.
이긴 건가? 이번에는 나의 승리로 끝난 건가?
아니다!
다시 머리 위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또 다른 공격 대기조가 숨 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스텔스 전투기와 같이 레이더 망에 걸리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그들이 돌격하는 순간 동시에 나의 공격도 시작되었다.
찰싹!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번엔 나의 공격이 실패했다.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또 여긴 물고 갔대? 보이지도 않네!"
그랬다!
스텔스처럼 불을 끄고 잠들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닌자처럼 잽싸게 피를 빨아먹고 숨어버린다.
한참 곤히 잠든 시간대에 사람을 물고 도망가 버린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면 이른 새벽 시간대...
아직 출근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쉽게 몸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혹시나 늦잠을 잤나 아차 싶기도 했지만, 여유 있는 시간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결국 출근시간이 되면 밤새 잠을 설친 탓에 피곤 가득한 얼굴이지만...)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쓴다. 모기들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다시 잠이 들었지만, 이내 잠이 깨고 만다.
귀에 낯익은 모기 소리가 들려와 잠든 중에도 긴장감에 눈이 떠진다.
'이번에는 안 물려야지!'
그리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냅다 손바닥을 갈긴다.
운이 좋으면 모기가 죽는 것이다.
그런데 운이 좋던 나쁘든 간에 내 몸의 어느 부위는 분명 시뻘게져있다.
난 피부가 약한지... 아님 내 피를 모기들이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여름철만 되면 온몸에 울그락붉그락 꽃이 피어난다.
그 꽃은 처음에는 씨앗만 뿌린 듯 작은 자국만 보인다.
물대신 내 손이 그 부위를 빡빡 긁으며 잘 자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러고 나면 꽃이 피듯이 피부도 볼록하게 부어오른다.
(꽃에 비유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알지만...)
마치 모기꽃처럼...
다행히 이 꽃은 장시간 피어있진 않지만,
내겐 자국이 꽤 오래가는 편이다.
특히, 어릴 땐 온몸이 울긋불긋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요놈들은 어떻게 그리 긁기 어려운 곳을 잘 알고, 거기만 그렇게 잘 물어대던지...
난감할 때도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잘 물리는 편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모기님들의 활동 시기가 이제 막...
끝무렵도 아니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참 가슴 아프다.
얼마나 그 녀석들에게 헌혈을 더 해주어야 한단 말인가...
피도 부족한데...
이런 드라큘라의 후예들 같으니라고...
딱 모기가 살기 좋은 조건인 듯하다.
바퀴벌레도 정말 싫어한다.
아마 그다음 순위가 모기 아닐까?
그 울음소리..
한참 곤히 잠이 들었을 때도, 그 울음소리만 들으면 반사적으로 깨고 만다.
내 귓가엔 파랑새 울음 대신, 모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서글픈 현실...
정말 귀가 간지럽다 못해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모기가 싫다.
지금이 5월이니깐...
거의 11월까지 여름 날씨라고 하는데...
6~7개월 남았나?
이불을 칭칭 감고 밤새도록 모기향을 피워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