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 / 배우식
밟히고 밟힐 때마다
온 몸에 멍이 든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야지,
참아야지...
그렇게
참고 견디면
큰 상처도 꽃이 핀다.
질경이는 스스로 밟히는 곳만 찾는 것일까. 늘 사람들의 발길 아래에 있다. 자주 밟히고 찢기고 뭉개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결코 뽑히지 않는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질경이를 뽑아 보면 만만치 않다. 질경이는 상처를 입는 것이 일상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상처투성이여도 비를 맞으면 씻은 듯이 다시 기운을 차린다. 그 생명력은 놀랍고 경이롭다.
시인은 질경이의 인내를 격찬한다. 수없이 밟히고 멍이 들지만 초연한 모습이다. 그 이면에는 인내를 새기고 또 새기는 품성이 있다. 자신의 꽃을 반드시 피우겠다는 굳은 뜻을 품고 있다. 그리고 뜨거운 계절이 찾아오면 세상에 보란듯이 하얀 꽃을 피운다. 마치 감격적인 승리를 담은 노랫소리처럼 말이다.
인생, 순풍만 바랄 수는 없다. 역풍을 비껴갈 수 없다. 역풍은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 그 시험에서 쉬이 꺾일 것인가, 휘청거리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그럴 때 질경이의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떠올리면 좋겠다. 부딪히고 꺾일 수는 있지만 언제나 지지 않는 삶의 자세. 그것이 고갱이로 자리를 잡는다면 한 사람의 인생은 자기답게 한껏 꽃필 것이다.
2024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