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의 너른 품
포용의 그릇 / 박옥위
바위에 발을 묻고 키가 자란 소나무
바위도 틈이 있어 솔 씨를 품었구나
틈이란
포용의 그릇
품어줘야 별이 뜬다
석간송(石間松)을 처음 마주했을 때 경탄했다. 넓디넓은 땅을 두고 왜 하필 무정한 바위를 골랐을까. 손톱만큼도 들어가지 않는 바위 틈에서 어떻게 살아난 것일까.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뿌리를 내리고 푸른 잎까지 피우는 저 생명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의 온갖 파랑에도 석간송과 같은 심지만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헤쳐 가리라. 현실이나 상황이 팍팍하다고 절대 고개를 숙이지 말아라. 무언의 메시지가 들리는 듯했다.
시인은 반대로 바위의 품을 노래한다. 무뚝뚝한 바위가 어느 날 바람을 타고 온 소나무 씨앗을 만난다. 그동안 아무도 찾는 이가 없었을 테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바위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틈을 선뜻 내어준다. 그러자 솔 씨는 발을 묻고 삶을 꾸린다. 비록 더디지만 바위의 보살핌 속에 한 뼘 또 한 뼘 성장을 거듭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솔 씨는 푸르른 소나무로 우뚝 섰다. 그리고 오랫동안 꿈꾸던 별을 마음에 품을 수 있게 된다.
바위가 틈을 내주는 것은 자기 희생이다. 스스로 풍화되어야 틈이 생기는 법이니까. 바위가 틈을 내주지 않는다면 솔 씨는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바위의 은혜는 넓고 깊다. 살면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바위의 너른 품을 떠올려 볼 일이다.
2024년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