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극

by 다엥

“언니, 우리 친정 엄마가 결혼 생활은 연극이래요~ ㅋㅋㅋㅋㅋㅋ ”


나는 수영강습을 2년 넘게 다니고 있다. 자연스레 매일 보는 운동 메이트들이 많이 생겼다. 우리는 처음부터 태초의 모습으로 서로를 만나 운동을 하는 사이라 더 친밀감이 있다고 하겠다.

샤워 후 머리를 막 말리면서 회원들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고 안부를 묻곤한다. 같이 운동하는 동생이 머리를 말리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위와 같은 주옥같은 멘트를 던졌다!! 주변에서 듣고 있던 몇몇 회원들이 웃음을 빵 터트리면서도 친정 어머니의 그 지혜로움에 수긍한다는 고갯짓을 지었다.

그 친한 동생은 나에게 언니는 어딜 가든 적응을 잘하는것같다는 애기를 꺼냈고, 내가 그 말끝에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가면을 하나씩 쓰고 지내는거 아니냐~ 하며 팩트를 날렸더니 친정어머니의 촌철살인 멘트를 들려준것이었다 ㅎㅎ

이 곳에서는 이 가면을, 다른 곳에서는 또다른 가면을 썼다 벗었다하며 사는게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러고보니 내 속내를 편하게 드러낼곳은 거의 없는것같아 서글픈 감정도 든다. 나는 부모나 형제, 자식, 배우자에게도 온전히 모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필터링을 어느정도 거치며 살았기에 항상 가슴속 저 어느 구석에는 어떤 응어리가 있는 느낌이었나보다. 나는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선이나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기에 큰 문제에 휘말림 없이 회피하며 지냈지만 진짜 편하게 내 감정을 꺼내놓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아주 가끔 뜬금없이 오랜 친구들에게나 펼쳐놓았을뿐. 그게 편했고 익숙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리라 가늠했다. 그러나 인생의 중반을 지나는 지금의 시기가 되니 생각도 어느정도 변해간다.

—————— 어느 이름 모를 나그네들의 발자취를 좇으며


우리는 어느 관계에서든 꼭 맞는 가면을 잘 골라 쓰고 어머니의 말씀대로 연극아닌 연극을 잘 해서 평온함을 지켜 일상을 살아가면 될듯하다. 그래도 숨통을 트이고 내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낼 쉼터도 몇개는 만들어 들락날락 균형을 맞추어야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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