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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May 30. 2024

(단편소설) 카페,찾는중, 여자(完)

 

오늘이다. 헤어진 그가 나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나의 확신은 그저 나의 바램은 아니다. 5년 전, 그가 내게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그 순간에도 그의 눈은 촉촉했다. 그는 가난했다. 집이 어려워지고, 학업도 마치지 못한 채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만 했다는 것을 잘 알았다. 당시 그에게 나는 짐일 뿐이었다. 그래서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5년 뒤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오늘을 위해 준비한 옷을 꺼내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와 자주간 거리의 카페로 향했다. 오전 9시가 좀 넘은 카페는 한산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그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1시간, 2시간 시간이 지날 때에도 그는 꼭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그를 못 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서리기는 했지만, 이내 떨쳐냈다. 그리고는 ‘이 곳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와 헤어질 때, 카페 이름을 제대로 말을 했었으면 하는 후회가 있었다. 그와 나는 많은 카페를 다녔다. 그와의 추억이 있는 카페가 10군대도 넘을 것이다. 일단 자리에 일어나, 카페 주인에게 ‘혹시, 키가 조금 작지만, 다부진 몸에 오른쪽 귓불에 검은 점이 있는 남자가 들어온다면 내게 연락을 좀 부탁한다’라고하며 내 번호를 건냈다.      


 두 번째 카페로 향했다. 내가 거리를 나서자 흰 고양이들이 나를 마중했다. 나는 잠시 고양이들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 지었다. 그리곤 바로 때 이른 더위에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있었다. 두 번째 카페에서도 1시간을 기다렸다. 카페주인에게 앞 선 카페주인에게 했던 부탁은 똑같이 하고는 자리를 나왔다. 그렇게 세 번째, 네 번째 카페에서 각각 1시간 씩 기다렸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시간은 많이 흘러 밤이 내려오고 있었다. 마지막 카페에 들렀다. 이미, 6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어?”     


 카페 주인이 놀라 나를 쳐다봤다.     

 “네?”     


 나는 당황한 나머지 인사도 잊은 채 맞받아 쳤다. 그러자, 카페 주인이 당황하듯이 말했다.     


 “5년 전에 남자분이랑 자주오시던 손님이시죠?”

 “네 맞아요.”

 “방금 그 남자 분 나갔는데, 혹시 못보셨어요?”

 “네? 방금 나갔다고요?”

 “네, 오늘 여기서 6시간 있었어요. 누구 기다리는 것 같던데, 나가더라고요....”     


 카페 주인은 말을 흐렸다. 나는 당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그가 이 카페에서 나가서는 늘 정류장 쪽으로 걸었던 것이 생각나 무작정 정류장 쪽으로 뛰었다. 그러자 허리를 축 내리고 바닥을 바라보는 그가 보였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를 불렀다.      


 “이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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