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아퍼.... 여기는 어디지?'
태수가 눈을 떴을 때,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그의 주변을 마구 돌아다녔다. 태수는 자신이 지금 있을 곳이 경찰서를 라는 것을 알고는 다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며, 생각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그의 머리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평소에 술을 좋아해서 과음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에는 잘 들어갔던 그 였기에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치겠네... 어제 무슨일이 있었길래, 내가 여기 누워있는거지?'
그는 최대한 자는 척을 하며, 조심스레 손을 더듬자, 차가운 가죽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곧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유치장이 아닌 경찰서 한 켠에 놓인 4~5명이 동시에 앉은 수 있는 의자라는 사실에 안도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유치장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죄가 없으니 여기에 눕혀놨겠지? 그나저나, 도대체 왜 내가 여기 있는거지?'
그는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제, 영수 만나서 3차까지 달리고, 분명히 택시를 탔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혹시 택시기사랑 시비가 붙어서 여기 누워있는 건가?'
태수의 머리 속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그 때, 누군가 태수를 부르며 깨우기 시작했다.
"이태수씨, 이태수씨"
태수는 일단 자는 척을 계속 했다.
"이태수씨, 벌써 8시가 넘었어요. 일어나세요. 참고인으로 조사 받으셔야해요"
태수는 경찰관의 '참고인'과 '조사'라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참고인이요? 조사요? 제가 뭘 잘 못했나요"
형사는 머리가 부스스하고, 옷 메무새가 단정치 못한 태수를 한 심하게 보며 말했다.
"어? 일어나 계셨어요? 빨리 좀 눈 뜨시지 저 따라오세요. 조사 할 게 있으니까요"
태수는 순순히 형사가 시키는데로 고분고분 따랐다. 형사가 앉으라고 한 철제의자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느낌마져 들었다. 그는 천천히 눈을 굴리며, 술이 덜 깬 상태고 멍하니 형사만 바라봤다. 도저히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짖고 있었다. 형사는 태수와 마주앉아 멍청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실소를 머금으며, 조사를 시작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태수 입니다"
"어제 기억은 나세요?"
"아, 그게... 후배랑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탄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제가 택시기사랑 싸우기라도 했나요?"
태수의 물음에 형사는 딱 잘라 다른 질문을 했다.
"택시는 어떻게 잡았습니까?"
"어?... 아마 제가 핸드폰 어플로 잡았을 꺼에요. 잠시만요"
태수는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조작해서, 택시를 잡았다는 화면이 나오자 형사에게 건냈다. 형사는 태수가 준 스마트폰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고는 조서에 옮겨 적었다.
"그럼 택시 기사랑은 그날 처음 보신 거 겠네요?"
"그쵸.. 제가 어플로 택시를 부르면 랜덤하게 오니까. 처음 보는 사이죠. 사실 어제 술에 너무 취해있어서 택시기사는 아예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네,, 그러신 것 같네요. 혹시, 어제 택시 타실 때, 뭐 기억나는 것은 없으세요?"
"네, 죄송합니다. 술에 너무 취해있어서, 택시에 타자마자 뒷 좌석에 누웠던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태수는 고개를 떨구고, 자신이 지금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었음을 직감했다.
"네, 이태수씨 알겠습니다. 이제 집에가셔도 됩니다"
태수는 형사에 말에 잠시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다.
"아? 그냥 이대로 집에 가면 되나요?"
"네"
"그럼, 또 언제 경찰서에 와서 조사받아야하나요?"
"안오셔도 되는데요? 어쩔 수 없는 절차로 몇가지 물어본 겁니다"
태수는 더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형사를 바라봤다. 그러자 형사는 태수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고 있음을 알아차려, 미소를 보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아, 이태수씨는 술에 많이 취해서 무슨 일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시나 보네요. 사실 어제 이태수씨가 탔던 택시기사가 음주운전에 걸렸습니다. 그 때, 이태수씨가 동석하고 있어서 조사를 위해가지고 서까지 모셨는데 도저히 일어나실 생각을 안하셔가지고 부득이하게 여기서 재운 거에요. 이태수씨가 따로 죄가있거나 이래서 오신 것은 아닙니다"
형사는 태수를 보며 웃었다. 그제야 태수는 모든 긴장이 풀리고 웃을 수 있었다. 형사는 태수를 경찰서 밖까지 배웅을 해주었고, 태수가 담배를 권하자 하나 씩 나눠 피고는 헤어졌다. 태수는 경찰서 밖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집에 가기위해 다시 택시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