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타인의 기억(3/9)

by 길거리 소설가

"아무튼 그날은 선생님이 집에 바로 보내줬어요. 그렇게 원장님과 함께 가는 데, 원장님이 중국집 앞에 멈추더니 물었죠. '종수야, 우리 짜장면 먹고 갈까?'라고요. 그 한마디가 왜 울컥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원장님은 우는 제 등을 토닥이며 안아주셨죠. 그때부터 엄마 없는 아이라고 놀림당하기 싫어 더 악착같이 살았어요. 공부도 더 열심히 했죠. 그럼에도 원장님께 폐는 끼치기 싫어서 참아내고 감내해야만 했어요. 아까 제가 방황했다고 했는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방황이 아니에요. 제 어머니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제게는 방황이었죠. 남들이 보면 멀쩡하게 공부 열심히 하는 애로 보였겠지만요. 공부하면 할수록, 날 버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어요. 저는 매일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도, 차라리 고아원에서 나를 착취했더라면, '그리움'이라는 사치 따위는 없었겠지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했죠"


그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었다. 그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내게 이따금 미소를 보였다. 그런데 그의 미소는 슬픔의 연장선 같았다. 나는 뭐라도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어쭙잖은 위로를 했으나 이내 괜히 했다고 후회했다. 그럼에도 그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말을 이었다.


"이제는 모두 과거의 일이에요. 저도 앞으로 나가야죠"


그의 눈치를 살피며 내가 물었다.


"그럼 이제는 어머님은 찾지 않으시나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찾고는 있어요. 다만, 간절함이 많이 옅어졌을 뿐이죠"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작가님 혹시라도 어머님을 만나면 제일 먼저 무엇을 여쭙고 싶으세요?"


그가 당황한 듯 나를 쳐다보며 답했다.


"사실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그냥 막연히 '만나야겠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질문을 처음 받아보니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곤 눈을 감았다 뜨더니 가봐야 한다며 일어났다.


"명일 씨, 저한테 한 질문은 다음에 답변드릴게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그럼, 먼저 가볼게요"

그는 그렇게 떠났다. 그가 가고 나서야, 나는 두 가지를 후회했다. 하나는 연락처를 물어보지 않은 점과 그의 5년 간의 행적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듣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그의 최근 5년 간의 행적은 빨리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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