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요즘 김종수 작가님이랑 연락돼? 아 맞다. 너도 연락처는 못 받았다고 했지? 그럼 혹시 우연히라도 만난 적은 있어?"
"아니, 네가 주최한 자선행사 이후로는 뵌 적 없어. 나도 바빠서, 모임 같은데도 못 나가서"
그는 자신의 잔에 남은 맥주까지 입에 털어 넣고는 말했다.
"지금 김종수 작가님이 연락이 안 돼. 벌써 두 달이나 됐어."
의아해서 눈을 치켜뜨고 반문했다.
"원래 연락처를 잘 안 가르쳐 주신다며, 너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기는 한데, 김종수 작가님과 친한 분들은 항상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지금 그분들도 김종수 작가님과 연락이 안 된다고 오히려 나한테 전화해서 물어볼 정도야. 혹시, 마주친 적 있냐고 말이야."
몇 가지 가설을 내가 케이에게 말했으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답답한 마음에 그를 채근했다.
"언제쯤부터 연락이 안 된 거야?"
"정확히는 두 달 반 정도 됐어. 우리가 해남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직후까지는 연락이 됐다는데, 2주 정도 후부터 모든 연락을 끊었다는 거야. 김종수 작가 친구분들은 작가님 집까지 찾아봤으나 비어 있었데, 하루아침에 증발한 거지. 걱정이야, 혼자 산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사고나 당한 거 아닌지"
무슨 일이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걱정됐다. 내 표정이 안 좋아지자, 케이는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는 떠들었다. 케이의 장단에 맞춰 대화는 했지만, 가슴 한편에는 그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편치 않았다. 케이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에게 잘 지내냐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내가 그에게 답신을 받았을 때는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더 지났었다. 그는 답신으로 내 안부를 묻고, 지금 있는 곳에 대한 정보와 곧 만나 대화하자는 내용을 보냈다. 그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곳에 가겠다고 답신하자, 그가 흔쾌히 허락했다. 바로 나는 그가 있다는 목포로 향했다.
이동은 기차와 버스를 이용했다. 목포는 서울에서 6시간 넘게 걸리는 고된 여정이었지만, 그에게 궁금한 게 많았기 때문에 내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목포에 도착하자 어둠이 짙게 깔린 뒤였다. 다행히 그가 마중하러 나왔고, 내게 식사부터 하자며 자신이 아는 식당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생선구이와 맥주를 시켰다. 밝은 곳에서 마주한 그는 깔끔하게 면도했고, 머리도 단정하게 잘랐지만, 잘 먹지 못했는지 수척했다. 그의 얼굴은 꼭 모든 시련을 짊어진 사람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그에게 이곳에서 왜 두문불출하는지 묻지 않았다. 시치미를 뚝 떼고, 근황 정도만 물었다. 하지만 속이는 것도 체질이 아니라 솔직하게 메일을 보낸 이유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이유를 묻자, 그는 잠깐 당황하기는 했지만, 여전한 미소로 물었다.
"제가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는다는 건 어디서 들으셨어요?"
"케이 작가한테서 3주 전쯤 들었습니다"
내 답을 듣자마자 그가 뜬금없이 물었다.
"제가 왜, 명일 씨를 좋아하는 줄 아세요?"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때 묻지 않고, 솔직해서예요. 온갖 많은 작가를 만나봤지만, 명일 씨처럼 솔직한 사람은 못 봤어요. 그 솔직함 때문에 저도 명일 씨 앞에서는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것 같네요"
이제 와서 생각났지만, 그와 첫 만남에서도 나는 그에게 솔직했었다. 그리고 이내 그가 케이를 멀리하는 이유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글도 재밌게 잘 쓰시고, 또 제게 이런저런 조언도 마다하지 않고 해주셔서요"
그와의 대화는 재밌었지만, 여독 때문인지 졸음이 몰려와서 조금 힘들었다. 내 눈꺼풀이 거의 감길 때쯤, 그가 말했다.
"어머니를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