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전이라 무슨 모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들어대는 그냥저냥 내게는 별로 중요치 않은 모임이었음은 틀림없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모임을 상기하며 이야기하려는 이유는 최근에 본 어느 영화와 관련이 있다. 며칠 전, 푹푹 찌는 날이었다. 집에서 하릴없이 TV 리모컨이나 누르고 있는 차에 마침 에어컨이 고장 나버렸다. 5평 남짓의 원룸은 금세 불지옥이 됐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갑자기 숨이 갑갑해지고, 입고 있던 민소매가 땀에 절여지는 게 이상해서 쳐다본 에어컨은 죽어있었다. 딱, 그 상황에서 딱 맞는 표현이다. 한숨을 푹푹 쉴 때마다 데워진 공기가 내 폐부에 가득 찼다. 당장 욕실에 들어가 찬물로 샤워도 해봤지만, 그때뿐인지라 결국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딱히 어디 갈 때도 없었기에 집 근처에 영화관에 들렀다. 여름 성수기에 맞춰 다양한 나라의 공포 영화들이 즐비했다. 평소에도 담이 작아 일부러 ‘공포’라는 장르를 절대적으로 외면하고 살았지만, 당시만큼은 어떠한 선택지도 없었다. 만약, 내가 상영관에 걸려있던 공포영화를 외면했다면, 5세 미만 아동들과 함께 펭귄이 주인공인 유치한 만화영화를 봤어야만 했기에 가장 무섭지 않을 만한 공포영화를 골라 예매했다. 한 시간 반 남짓 상영한 이 미국 공포 영화는 그저 그랬다. 나 같은 사람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의 영화라면 그건 ‘공포’ 영화가 아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재미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친구를 만나 최근에 벌어진 사적인 일들에 대해 얘기중 마침 에어컨이 고장나 공포영화를 봤던 지난 일이 생각나, 그 일에 대해서 신나게 떠들었다. 그러자 친구 자신도 그 영화를 봤다며 손뼉을 치며 반겼다. 재밌다던 영화도 단물이 다 빠져야 보는 친구였기에 인기도 없는 공포영화를 그것도 개봉관에서 직접 봤다는 말에 대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아 물었다.
“어쩐 일이야? 네가 그런 인기도 없는 싸구려 공포영화를 다 보고?”
친구가 눈을 반짝이며 오히려 내게 반문했다.
“어? 너는 그 영화의 소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그냥 본 거였어?” 상대가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인 마냥 눈을 크게 뜨고 응시했다.
“응, 정말로 우연히 들른 영화관에서 가장 안 무서워 보이는 영화를 골랐을 뿐인데?” 나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말미에 작은 한숨까지 곁들였다.
“아. 정말 몰랐나 보구나” 상대는 내 쪽으로 몸을 바짝 붙이더니, 얕은 숨소리와 함께 조용히 소곤거렸다. “그 영화, 저주받은 영화잖아. 검색해 봐” 이 친구가 미스터리나 외계인 따위의 얘기를 좋아하는 줄은 알고 있었다.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바로 ‘그 영화’를 휴대전화로 검색했다. 그러자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머리기사의 기사가 왕왕 보였다. 기사를 요약하면, 영화를 찍는 내내 이상 현상들에 휩싸였으며, 주·조연 배우 몇몇은 다치거나,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제야 나는 그 재미없고, 무섭지도 않은 영화가 어째서 개봉관을 떡하니 차지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실소했다. 그때, 앞서 말한 시시한 모임에서 만났던 어떤 사람이 떠올랐다. 당시, 그 사람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특이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직업적 압박감에서 기인한 왜곡된 상상력이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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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알게 된 연유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당시 친구의 권유로 저녁 모임에 초대되었는데, 나로서는 저녁이나 배불리 먹자는 목적으로 흔쾌히 응했다. 당연히 그곳에는 아는 이가 없었기에 친구 옆에만 붙어있었으나, 친구는 이내 나를 떠나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처럼 모임 한편에 조용히 앉아 조용히 고기나 먹고 있을 찰나, 그 사람이 술에 잔뜩 취해서는 내 앞에 앉았다. 그가 앉자 나는 연신 고기를 구웠던 손을 멈추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 사람도 나를 쳐다봤다. 그를 향한 내 어색한 웃음이 불쾌한 표정으로 바뀔 때쯤, 그는 고기를 낚아채더니 자신의 입속으로 꾸겨 넣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저는 영화감독 이태수입니다” 그가 이렇게 정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이미 술에 취해있었기 때문에 혀는 꼬이고, 비음이 섞인 불쾌한 숨결을 계속 뱉었다. 그저 고기나 뺏어 먹으려 온 사람이려니 싶어, 별다른 대꾸 없이 할일을 했다. 그 때, 친구가 내 옆에 앉으며 말했다.
“이태수 감독님 오랜만입니다” 친구는 상대를 잘 아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친구와 이태수 감독이라는 사람은 한참을 우리나라 영화판에 대한 비판과 개선점을 주제로 토론했다. 내 앞에 앉은 이태수 감독은 독립영화 쪽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예술영화를 찍는 이들이 그렇듯 생활이 힘든 모양이었다. 그가 주장하길 영화계는 돈이 되는 오락성 중심의 대중 영화에서 탈피해서, 이제는 질적 성장 중심으로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뭐 친구나 감독이나 많은 얘기들을 떠들었지만, 결국에는 ‘돈’이 핵심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까지 세 사람은 소주를 꽤 마셨다. 이제는 나도 취기가 올라와 어떤 식으로든 대화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조금 무례할 수는 있겠지만 오로지 취기에 의해서 한 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사실, 감독님이 방금까지 무시했던 돈이 되는 오락영화를 찍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독립영화 판에 계속 계신 거 아닙니까? 결국, 자본주의는 돈의 논리에 의한 건데. 독립영화라도 잘 만들면 돈이 되지 않나요?” 아무 말이나 지껄인 것 치고는 꽤 논리 정연했고, 상대는 허가 찔렸음을 그의 흔들리는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제가 능력이 없어 보입니까?” 그가 갑작스레 물었고, 술에 만땅이 된 친구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더 이상 그에게 무례할 수만은 없었기에 그런 뜻으로 한 말을 아니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그가 입맛을 다시며 상체를 최대한 우리 쪽으로 빼고는 말했다. 팔은 이미 팔짱을 낀 채로 테이블에 딱 붙어있었다.
“제가 방금까지는 한국 영화의 미래니 어쩌고 하면서, 아쉬운 점을 토로했고, 오락성이 짙은 영화들에 대해 비난한 점을 부정했다고 해서 제가 오락영화를 찍지 말라는 법은 또 없습니다” 그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자신도 충분히 오락영화를 찍을 수 있고, 돈이 되는 영화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부끄러웠는지 볼이 발갛게 달구고 말을 이었다.
“그러나, 저는 아직은 순수한 영화를 찍고 싶을 뿐입니다. 그것이 제 사명이니까요”
나는 그 쯤에서 대화를 끊고 싶었지만, 친구가 감독에게 물었다.
"감독님이 구상하는 돈이 되는 영화는 어떤 건가요?”
감독은 친구의 질문에 잠시 고심했다. 아마, 이제 것 내뱉은 적 없는 자신의 부끄러운 상상을 어떻게 포장할지 고심하는 모양이었다. 그의 사유는 좀처럼 끝날 줄 몰랐다. 친구가 기다리다 지쳐 엎어져 잠이 들었고, 나역시 취기에 집에 가고픈 생각이 들 때 쯤, 그가 입을 열었다.
“저는 공포영화가 돈이 될 거라고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의 대답이 너무 구체적이라 의외였다. 적당히 모호하게 말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격적으로 말하는 그에게 나는 어떤 진정성까지 보았다. 그가 첫 입을 떼고, 다시 침묵에 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던 찰나에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영화판을 잘 모르겠지만, 쓰레기 같은 영화를 찍은 감독이 쉴 새 없이 투자를 받아 또 다른 영화를 찍는 이유는 바로 투자자들에게 ‘돈’을 건네기 때문입니다. 저예산으로 아무렇게나 찍어, 잠시 극장에 걸어둔 다음에 바로 2차 시장으로 보내는 거죠. 내 주변에도 그렇게 영화 찍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대중들에게 욕은 먹지만, 자신들 배는 엄청나게 불리지요. 물론 장르는 상관없습니다. 어떤 영화든 투자자들은 ‘돈’이 되면 투자하니까요.”
내가 물었다.
“그렇다면, 감독님은 어째서 ‘공포영화’를 찍으시려는 겁니까?”
“아, 제가 앞서 말한 설명은 ‘투자자’와 ‘돈’이라는 상관관계를 이해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공포영화야말로, 저예산으로 최대한 뽑을 수 있는 영화기 때문이죠. 관객들은 공포영화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풍부한 오감을 단발적으로 자극해 주면 되는 거지요. 감독으로서는 공포영화만큼 찍기 쉬운 것도 없습니다. 한정된 공간, 조금 저렴한 신인들, 공들이지 않아도 되는 각본. 그저 무섭게 연출만 잘하면 됩니다. 물론, 실망스러운 작품이 장르를 불문하고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 점은 오롯이 감독의 역량일 뿐입니다. 저예산이라도 아주 무섭게 만들 수 있죠. 저라면 가능하고요”
그는 일장 연설 후에 맥주를 병째 들어마셨다. 그리고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병을 테이블에 탁하고 내려놓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정도로 설명했으면, 내가 왜 공포영화를 찍으려는지 아실 테고요. 자!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들 겁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지? 말이죠. 안 그런가요?” 벼락같은 그의 질문에 나는 눈만 껌뻑일 뿐이었다. 내 반응이 재밌었는지, 그의 눈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제야 나는 물었다.
“흥행하는 방법도 알고 계신가요?” 그는 내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흡족하게 웃고는 테이블을 '탁' 치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 방법을요. 궁금하십니까?”
쓸데없이 뜸을 들이는 감독의 태도에 지겨웠지만 대충 고개를 끄덕여 의사를 표했다.
“좋습니다. 제가 알려드리죠. 돈을 주고도 들을 수 없는 얘기가 될 겁니다” 나는 속으로 ‘돈을 주고 왜 이딴 얘기를 듣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말한 내용대로 저는 검증 안 된 신인을 기용하고, 폐교를 빌리고, 각본은 대충 쓴 다음에 영화를 뚝딱 만들 겁니다” 그는 특히, ‘뚝딱’이라는 표현에서 힘을 줬는데, 나는 그가 적은 돈을 쓰기 위해서는 촬영 기간을 줄여야 하므로 강조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의 말은 계속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사실 볼품이 없을 겁니다. 뭐 당연하겠지만, 연기도 안 돼, 이야기가 재미도 없어, 그렇다고 홍보에 돈을 때려 붓지도 못해. 하지만 방법은 영화에 있는 게 아니라 영화 밖에 있습니다. 혹시, 엑소시스트라는 공포영화를 아십니까?” 그가 말한 ‘엑소시스트’라는 영화는 워낙 유명하기에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답했다. 그러자 그가 그 영화가 왜 유명한지 내게 반문했다. 나는 상투적으로 답했다.
“맞습니다. 본인 이야기대로 온갖 특수기법들이 사용된 거의 1세대 공포영화라서 유명한 것도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지금 와서 엑소시스트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단지, 그 영화가 가지고 있던 오프더레코드 때문입니다” 나는 그가 말한 특정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다시 물었다.
“오프... 뭐요?”
“아, 오프더레코드요? 음.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영화 외적인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본론과 다른 곁가지 얘기라고 해두죠. 이해하시겠습니까?” 나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엑소시스트에 출연했던 배우나 스태프들이 다치거나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점입니다. 사실 그 영화가 유명한 건, 그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 영화 찍을 당시에 발생한 이해 못 하는 수많은 가십거리가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써 영화를 빛내주고 있다는 겁니다.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명명 아래 말이죠”
나는 그의 말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실 취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미심쩍었는지 내게 설명을 한 번 더하고서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어쩐지 그는 술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아 보였다.
“자, 이쯤이면 대충 내용은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즉, 공포영화는 내용과 무관하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조명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제가 공포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일단, 대충 영화를 만들되. 배우며 스태프들을 모두 시한부로 기용을 하고, 촬영장에는 나만 아는 온갖 심령현상처럼 보이는 장치들을 만들어 두는 겁니다”
“그럼, 지금 영화를 찍을 때, 조작을 하신다는 얘긴가요?”
“조작이라.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어차피 내가 의도하는 건 영화 촬영 중에 발생하는 심령현상과 영화 개봉 후 실제로 죽어 나가는 배우들이니까요. 이쯤 되면, 그러니까 영화가 개봉을 하고, 거의 동시에 2차 시장으로 넘어갈 때쯤 이런 내용들을 언론에 발표가 되면, 저절로 홍보될 겁니다.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신’에 약합니다. 모두 앞에서는 ‘무섭다’, ‘두렵다’ 그래도, 뒤에서 다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엑소시스트’ 같은 영화들이 화자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자신의 생각이 어떠한 빈틈도 없다고 믿는 표정이었다. 내가 최대한 조심스레 물었다.
“도덕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특히, 시한부 환자를 고용해서 영화를 찍는다는 발상이 너무 과한 것 같습니다”
내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런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이 허리를 의자등에 딱 붙이고, 비뚜룸이 앉아 팔 한쪽은 다른 의자 등받이에 걸친 채 답했다.
“아니요. 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우들이야 오디션을 통해 뽑을 거고,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할 거고요. 그리고 심령현상 장치들이야, 어떻게 보면 그저 여흥 아니겠습니까? 만약 들키더라도, ‘장난이었다.’ 한마디면 되는 것을 도덕적 잣대까지 들이밀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단지 영화가 좀 더 비용을 드리지 않고, 홍보할 방안을 제시한 것뿐이지, 그 방법이 관객들이나 배우들에게는 전혀 해가 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침묵했다. 나는 당당한 그의 눈빛을 보며 생각했다. ‘저런 미친감독 이랑은 절대로 상종하지 말아야겠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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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후로 그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얼마간은 영화를 보러 갈 때 ‘이태수’라는 이름이 뇌리에 있었기에 혹시 그가 연출한 영화가 없는지 확인은 했지만, 그 ‘얼마간’ 동안 그가 연출한 영화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아예 기억 너머에 있는 사람이라 존재조차 까먹고 있었다. 오늘 친구와 '그 저주받은 걸작'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기억 못 했을 사람이다. 내가 갑자기 생각에 잠겨 말이 끊기자, 친구는 환기할 요량으로 나를 불렀다.
“너, 갑자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갑자기 생각난 사람이 있어서” 나는 작게나마 미소 지었다.
“누군데? 나도 아는 사람이야?”
“아니, 너는 모를 거야. 미친 사람이거든”
친구는 아리송한 눈을 굴려 가며 나를 찬찬히 살피더니, 이내 다른 이야기꽃을 피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