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비밀(5)

by 길거리 소설가


※단편소설은 매주 화요일 / 목요일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심심한 출근길 / 퇴근길에 소소한 재미를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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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와 이 미친세끼가 정말. 으악. 으아아악”


사내A가 교실에 들어가자 유혈이 낭자해있고, 반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친구가 눈을 부여잡고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연필을 손에 꽉 잡고 있는 어리숙한 친구가 시선을 아래로 하여 싸움을 잘하는 친구를 바라보고 있다. 어리숙한 친구의 기세에 반 아이들 누구도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내A도 놀라 반 친구 뒤에 숨었다.


“이...이제...나..한테... 덤 비는 애들은 어떻게 ... 되는지 알지?”


흥분 상태의 어리숙한 친구는 평소보다 더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다....들... 조심해”


이 말을 마지막으로 자리를 옮겨 뒷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어리석은 친구가 문을 열고 나서려는 순간, 숨어있는 사내A와 마주쳤다.


“니가 ...시키는...대로 했어”


모두들 사내A를 쳐다봤다. 사내A는 등줄기에 땀이 흐리고, 온몸이 굳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운동장으로부터 가까워진다. 선생님들은 혼비백산하여 뛰어다니고, 아이들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 사내A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담임 선생님과 경찰 두 명이 사내A에게 어리숙한 친구에 대해 묻고 있었다. 사내A는 다시 한번 정신을 놓고 쓰러졌다. 결국, 병원에서 눈을 뜨게 되었다.


이 후, 사내A는 학교를 휴학하고 잠시 병원에서 지내기로 했다. 그리고 어째서 인지 어리숙한 친구도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어리숙한 친구가 이야기하길 '자신은 원래 감옥에 갈 뻔했는데, 어째서인지 병원으로 왔다'고 대답했다. 사내A는 어리숙한 친구에게 물었다. ‘정말 내 말을 듣고 그렇게 한거야?’ 어리숙한 친구는 미소만 띄어보이며, 대답을 대신하였다. 사내A는 기분이 이상했다. 자신은 포식자와 먹잇감 사이에서 외줄을 타며 도망치기만 바빴는데, 어리숙한 친구는 그걸 극복했다.


사내A와 어리숙한 친구가 있는 병원은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다. 하루 한 시간 간호사를 대동하여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전부였다. 6개월 동안 사내A와 어리숙한 친구는 그 시간을 이용하여 잠깐씩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마저도 각자가 약을 먹는 시간이 포함되어있으면,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친구가 되었고, 현재 어리숙한 친구는 사내A 앞에서 담배를 태우며, 사내D를 타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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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장이 보고있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오르자, 사내A는 기다렸다는 듯이 주문을 하였다. 여사장은 자신이 일하는 중이었음에도 영화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반박자 느리게 반응하였다. 머쩍었는지, 사내A를 향해 잠시 웃더니 주문받은 요리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사장의 후라이펜을 튕기는 소리만 가게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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