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은 매주 화요일 / 목요일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심심한 출근길 / 퇴근길에 소소한 재미를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7
"아, 오늘 취한다"
사내A는 술에 취한 편의점 그녀를 부축해서 집에가고 있다.
"야! 너 그 때 무슨 생각으로 핸드폰 번호를 물어본거야?"
"아까, 대답...했잖아,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그 때 무슨 생각으로 핸드폰 번호를 물어본거냐?"
편의점 그녀의 귀여운 주정에 사내A는 살포시 미소를 머금고는 그녀를 업어버렸다.
사내A가 용기내어 편의점 그녀에게 핸드폰 번호를 물은 다음에 그는 그녀와 가끔 문자를 주고받고, 인사를 하기를 여러날 반복하다. 술잔을 기울이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이까지 발전했다. 편의점 그녀는 애교 만큼 친구가 많았다.
사내A는 자신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의점 그녀에게 가끔 서운하지만, 이렇게 격없이 지내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내A가 여러 생각을 할 때 편의점 그녀가 혀꼬인 소리로 이야기했다.
"야, 너는 니 친구도 안보여주냐? 말만하지 말고 나도 좀 소개시켜줘“
"친구들이 쑥스러움이 많아서,,나... 중에 기회,,,되면"
사내A는 말을 흐리고는, 편의점 그녀를 업고, 걸어 집 앞까지 도착했다.
"일어나! 집..앞..이야“
"음..안들어갈래"
술에 취한 편의점 그녀는 도통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내A역시 지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집 앞 벤치에 편의점 그녀를 뉘이고 자신도 옆에 앉았다.
밤공기가 딱 알맞게 시원했다. 편의점 그녀는 누운 상태에서 작은 소리로 잠꼬대를 시작했다.
"비 오는 걸리가 보이는 작은 밤에, 너와 나 단둘이 앉아 어제 못다한 이야기를 피우며, 네 눈에 빠져들고 싶어 이 작은 노랫소리가 네 귓가에 울리길, 오늘도 나는 작은 방에 앉아 너를 그린다"
가만히 눈을 감고 사내A는 편의점 그녀의 노래에 귀 기울였다. 새벽 이슬이 막 편의점 그녀의 뺨에 닿을 때 쯤, 사내A는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사이듯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한참을 누워있던 편의점 그녀는 화들짝 놀라 사내A를 보고는 이내 웃어보였다.
"나 얼마나 잔거야?"
"10분"
"농담하지마, 두 시간은 잔거 같은데"
"어...어떻게 알았어?"
"나는 다 아는 수가 있어. 아무튼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웠다. 내일 아침에 연락해! 해장하자. 나 먼저 들어갈게"
편의점 그녀는 집에 들어갔다. 사내A는 그녀를 보내고 한참을 자리에 앚아있었다. 요즈음 편의점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점점 커져버렸기에 그녀를 대할 때 조금 더 어색했다. 그렇다고 말을 할 용기는 여전히 나지 않았다. 오늘도 사내A는 혼란스러운 새벽을 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