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전쟁이다. 깨우는 것도 단박에 안 일어나 일으켜 세우다시피 식탁에 앉히고 매사 의혹이 없다는 듯 씹는 둥 마는 둥 먹고는 바로 침대로 다시 가 눕는다. 8시엔 집에서 나가야 하는 걸 뻔히 알면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늑장에 나는 속이 터진다.
''주혁아 이 닦고 교복 입어야지. 세수는 했어? 로션은? 너 세수 안 하면 피부 여드름 심해져. 이닦았어? 가방은 다 챙겼나? "
매일 반복되는 말이 지겨워 녹음해서 아침마다 틀어 놓고 싶을 지경이다. 요즘은 기말고사 기간까지 겹쳐 까칠함이 한계에 다다랐다.
세수하고 로션을 안 발라 얼굴에 바를라 치면 "내 얼굴이야 나눠. 안 발라~ 안 발라!"
손가락 마디를 억지로 눌러 뚝뚝 소리를 내는 일이 잦아 그렇게 하면 손가락 관절이 망가진다 하면"내 관절이야 내버려두어. 내 맘대로 할 거야~"
등굣길에 동생 손이 머리카락에 닿으니"머리카락 만지지 마~ 짜증 나! 만지지 마!"
그렇게 한껏 심각했다가 저녁에 학원 다녀와 샤워하고 난 후 옷을 벗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보고 엄마 눈 버린다 옷 좀 입어라 하면 유독 엄마 앞에 와 깐죽거리며 또 세상 즐겁다.
말 안 들으면 울화통이 터졌다가, 학교며 학원이며 밤까지 쫓아다니다 지친 모습으로 저녁 먹는 걸 바라보고 있으면 측은하기도 하고... 나도 사춘기 아들이랑 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크게 어긋나지 않고 잘 자라주고 있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학교도 잘 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고마워 아들~" 유튜브 보는 아들 볼때기를 꼬집으며 이야기하자 우리 집 중2님 또 버럭 하신다
"뭐해 엄마~! 하지 마~"
흠... 진심이 전해지긴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