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게 많은 건지. 못하는 게 많은건지.

by 발돋움

나는 취미 생활이 많다.

아이들이 미용실 가는걸 지독해 싫어해. (아마도 바리캉 소리가 무서웠던 것 같다.) 어릴때 부터 집에서 머리를 손질 하던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신랑과 아이 둘을 모두 집에서 컷트한다. 저렴하고 이쁜 옷에 관심이 많아 옷을 사다 리폼을 바느질로 하던 중에 '미싱을 구입하면 어떨까?' 해서. 미싱을 사용하다 보니 지금은 소파패트도 만들고 원피스도 만들어 입는다. 베이킹과 요리에도 관심이 많다. 오븐에 머핀도 굽고, 쿠키도 굽고, 주말엔 다양한 요리를 해 먹곤 한다. 네일아트도 재미있다. 기분에 따라 다양한 컬러로 네일을 하면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그리고 나는 일기 쓰기를 참 좋아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겐 힐링이다. 지금 브런치 작가를 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화되고, 그 속에서 위안도 얻는다.


그런데 중요한 건 다 말그대로 취미활동이란점이다. 무엇하나 프로페셔널 한 게 없다.


최근에 신랑 머리를 컷트하다 앞머리를 짧게 자르는 바람에 어찌나 핀잔을 들었는지. '회사에 가면 사람들이 다 웃을꺼다.''호섭이도 아니고 이게 뭐냐' 이제껏 잘하다 한번 실수한거 가지고 어찌나 짜증을 내던지.

'그럼 왜 나한테 잘라달라고 했냐!'고 따지려다 저렇게 잘린 자기 맘은 어떨까 싶어

"우리 신랑은 너무 잘생겨서 다 어울려~"하며 달래느라 혼났다.

최근 어머니 생신이라 인견 원단과 패턴을 사서 잠옷을 만들었다. 패턴대로 잘 재단을 했는데 바지 연결 부위가 맞지가 않는다. 거기다 원단 뒤로 패턴을 그려야 하는데 앞으로 그려 잠옷 여기저기에 연필 자국이 선명하다. 다 만들고 보니 핏이 영... 몇날 몇일 미싱 앞에 앉아 만들었는데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베이킹도 그렇다.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로 좋은 빵을 만들어 주려고 곡물쌀가루에다 설탕은 적게 넣어 정성스럽게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맛없다고 안 먹는다. 나도 먹어보니 맛이 없다.

네일도 이쁘고 꼼꼼하게 바른다고 발라도 이틀도 되기전에 벗겨진다. 이유를 모르겠다. 손을 하도 많이 꼼지락거리며 뭘 해서 그런가...

마지막 글쓰기. 어려서 부터 나름 글쓰기는 자신있다고 생각했고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좀 탔던터라. 그 꿈을 이뤄보고자 1년에 서너군데 공모전에 꼭 출품을 한다. 그러나 결과는 대다수 떨어지거나, 혹은 입선, 장려상.


그럼 나는 다양한 재능이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재능을 그저 흉내 내는 잘못하는 게 많은 사람일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도전해보고 싶은것도 많은데 무엇하나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런다 또 문득 그런생각이든다.

'꼭 잘해야 되나?'

자존감이 떨어진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발동 된건지. 그저 둥글둥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고 싶어 졌다. 세상에 정답이란건 없으니까. 못하면 못하는데로 잘하면 잘하는데로 소소하게 그렇게 살자. 그것도 나쁜것 같지가 않다.

'도전'이란건 '도전'이란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니까.

그래도 또 못하면 스트레스 받겠지? 흠.. 이놈에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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