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곧잘 한다.
아이들도, 신랑도 샌드위치를 해놓으면, 만족스럽게 하나씩을 뚝딱 해치워 든든한 하루를 시작한다.
삶은 계란, 삶은 감자, 피클, 스팸 등을 다져 넣어 속을 채우기도 하고, 꼭 짠 참치에 마요네즈 꿀을 섞기도 하고, 심플하게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 계란 프라이, 양상추, 오이를 올려 먹기도 한다. 또 가끔은 양배추와 스팸을 얇게 체 썰고, 계란으로 네모 모양을 만들어 길거리 토스트를 만들기도 한다.
샌드위치는 채우는 속에 따라 샌드위치의 이름이 바뀌지만, 겉에 빵 종류에 따라 식감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우유식빵, 호밀식빵, 잉글리시 머핀, 치아바타, 모닝 빵, 크루아상, 바게트 등등.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샌드위치 드레싱이다. 어떤 드레싱을 뿌리느냐, 쨈을 바르냐 바르지 않느냐에 따라 또 맛은 완전히 달라진다. 나는 마요네즈에 씨겨자를 첨가한 드레싱을 즐긴다. 식감과 맛을 모두 충족시켜준다.
샌드위치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오늘은 계란 샌드위치를 해볼까 한다.
이유는 어제 신랑이 계란을 지인에게 한판 얻어왔기 때문이다. 계란 한 판 이 냉장고에 고스란히 있는데, 또 계란이 생기는 바람에 맛있게 이 녀석들을 없애 버려야 했다.
워킹맘의 아침은 늘 부산하다. 워킹맘이 아니신 분들도 아침은 부산할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미리 계란은 삶아 놓는다. 요즘 계란을 삶는 기구가 참 잘 나와 있다. 계란 7개 정도가 한꺼번에 삶아지는 도구인데, 물의 양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반숙과 완숙도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완전히 계란을 익혀야 했으므로 물을 넉넉히 붓고, 뚜껑을 닫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확인한 계란은.... 약간 처참했다.
다 깨져서 주위에 흘러넘치고... 좀.. 모양이.. 암튼, 완숙이 되긴 했다. 지금 생각하니, 주의 사항이 있었던 것 같긴 하다.
* 계란 윗부분을 살짝 깨 주세요*
음.. 나는 깨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계란 삶기 도구의 연구진들이 그렇게 주의하라고 안내문에 적어놨음에도, 사용자들은 겪어보고 나서야 깨닫는다. '아.. 깨야 하는구나..'
다음부턴 실수 안 하면 된다. (잘했어. 잘했어. 셀프 쓰담쓰담)
처참한 계란의 껍질을 깨서 볼에 담고 나무 방망이(마늘용 절구)로 마구마구 으깬다. 감자으개는 도구가 있음 그걸 써도 되겠다.
거기다, 스팸을 잘게 다져 넣는다. 게맛살 같은 게 있음 넣어도 좋겠다. 나는 없어서 패스
거기다, 씨겨자 조금( 반 숟갈?), 마요네즈 볼 안에서 크게 세 번 두르기, 후추, 소금 쪼금, 설탕을 약간 흩뿌린다. 초창기에 건강한 음식 만들어 주려 설탕 대신 꿀을 넣었다가 정말 질척해져서 먹도 못한 음식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설탕은 음식에 물이 잘 생기지 않는다. 설탕을 넣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이제 빵을 굽는다. 빵을 구울 때는 계란말이 프라이팬이 유용하다. 좀 널찍한 걸 샀더니, 식빵 두 개가 안성맞춤으로 안착된다. 토스터기를 사볼까도 참 많이 고민했지만, 좁아터진 싱크대 선반에 에어프라이기, 커피머신, 밥솥, 정수기, 전자랜지가 들어가고 나니, 다른 녀석들은 들어갈 틈이 없다. 이주민이 오면 원주민이 떠나야 할 판이다. 원주민을 보낼 만큼 토스터기 이주민이 절실하진 않다.
빵 8조각을 앞뒤로 구워 이제 속을 채운다. 빵에 그냥 만들어놓은 속만 채워 넣어도 훌륭한 계란 샌드위치 지만, 나는 거기다 슬라이스 샌드위치용 햄을 2개 깔고(요즘 내가 즐겨먹는 건강한 샌드위치 햄은 슬라이스 햄 8조각이 한팩에 들어 있다. 예전엔 9조각이었는데, 은근슬쩍 한 조각이 사라졌다...) 오이 슬라이스를 3개 펼치고, 거기에 만들어 놓은 속을 올렸다.
"얘들아 일어나라~~ 밥 먹자~"
샌드위치를 마주하고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하루 중 유일하게 모두 둘러앉아 밥을 먹는 아침이 나는 어느 순간부터 소중해졌다. 그래서, 자꾸만 아침메뉴에 신경을 쓰게 된다.
모닝커피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고,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 하루도 수고할 나와 가족들을 응원하듯, 든든한 속은 어깨가 절로 펴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