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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c letter Sep 12. 2024

지나가는 사람들

어느 비 오는 날에 바라본 사람들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 글을 쓰게 된 것도 너무 많은 생각을 어떤 방법으로나마 표현하고 내보내기 위함이었다.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위해 집 근처 카페에 왔다. 요 며칠 다시 여름이 온 것처럼 습하고 더운 날씨였는데 더위를 식혀주듯 비가 왔다. 나는 멍하니 사람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를 분석한다기보다는 그냥 "저 사람은 어디로 가는 길일까,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 그마저도 재미가 있다. 그리고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무언가를 바라볼 여유가 많지 않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고 금세 지나가버리는 날들인데 쉬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물론 맡은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만큼 놓치는 것들도 많았구나" 이 생각이었다. 뭔가 되게 공허하게 지나간 느낌, 그래서 이 느낌이 싫어서 똑같이 보내는 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어차피 똑같이 흘러갈 테니까.. 그래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나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좋아했는지 천천히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방황을 하고 그런 시기들은 존재한다. 그때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다. 나에게도 그러한 선택지들이 늘 존재했고 매 순간마다 후회 없이 최선의 선택으로 살아왔기에 지금의 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선택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렸든 간에 그때의 나 자신이 정말 고심하고 또 생각하여 내린 결정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나는 내가 했던 모든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 그래서 내일의 내가 궁금하고 다음 달, 일 년 뒤의 나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요새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고 여러 작가님들을 만나고 여러 글들을 접해보면서 드는 생각들이 많아졌다. 나는 그냥 사실 작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작품이나 제대로 된 글을 쓴다기보다는 정말 막연하게 드는 생각들을 글로써 쓸 뿐이다. 어떤 꾸밈이나 "잘 써야지" 보다는 그냥 멍하게 드는 온전한 내 생각들과 마음들을 글로 쓸 때 가장 편한 것 같다. 그래서 작가로서도 많은 고민이 되는 것 같다. "그냥 이 글들은 일기나 마찬가지지 않을까", 그리고 먼 미래를 볼 때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 하지만 생계나 직업적으로의 불안정성도 무시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또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글을 자주 쓰거나 집중해서 이 일을 하기에는 힘들 것을 안다. 누구보다 일을 하게 되면 정말 그 일에만 빠져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가 와서 그리고 멍하니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서 사람들을 보다 보니 이런저런 별 생각이 다 드는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금 눈앞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왠지 내가 모르는 또 하나의 삶의 길을 알게 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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