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나는 이제 나와 함께 살아간다.

by 새벽

예전의 나는 나를 고쳐야 할 문제처럼 생각했다.
조금 더 강해져야 했고, 조금 더 버텨야 했고,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래야만 나는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나를 바꾸려고 했다. 더 참으려고 했고, 더 노력하려 했고, 더 괜찮은 척을 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나를 계속 고치려고 하는 삶은 언젠가 나를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나는 한때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집중이 안 되는지, 왜 기분이 갑자기 흔들리는지, 왜 어떤 날은 세상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지. 설명이 없던 시절에는 나는 늘 나를 탓했다.



그게 가장 쉬운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망가진 사람이 아니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조금 더 깊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 흐름을 이제는 완전히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나는 이제
예전처럼 나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괜찮지 않은 날이 와도 그걸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늘 조금 느렸다면 내일 다시 걸으면 되고, 오늘 마음이 무거웠다면 그건 그날의 날씨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나를 고치려고 하기보다 나와 함께 살아가기로 했다. 이 마음과 함께, 이 속도와 함께, 이 삶과 함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흔들리는 날이 있어도 괜찮다. 나는 그 안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삶이 언제 안정되는지 묻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삶은 완전히 안정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는 걸.




나는 여전히 좋은 날과 어려운 날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실이 나를 두렵게 만들지 않는다.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와 함께 살아간다. 조금 느리게 걸어도 괜찮고,
가끔 멈춰도 괜찮다.


중요한 건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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