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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Jul 21. 2022

주방 서랍 이거 한 장으로 스텐 팬에 차돌박이까지

 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 보았을 스텐 팬.

 스텐 팬을 코팅 팬처럼 가열했다가 식용유 두르고 음식을 넣으면 그 순간 바닥에 착 달라붙는다. 어이쿠! 하면서 뒤지개를 쓰면 바닥에 붙은 채로 음식 윗부분만 분리된다. 계란 프라이 하나를 했는데 반은 팬이 먹고, 반만 내가 먹는다. 양념이 센 것들은 바닥에 양념이 촤악 붙으며 점점 까맣게 타고 재료들은 따로 검은 판 위에서 돌아다니며 까만 점들을 묻히기 시작한다. 눌어붙은 스텐 팬을 철수세미로 닦으려니 손목이 아프다. 화가 나며 다시는 스텐 팬을 쓰지 않겠다 다짐을 한다.


스텐 팬을 코팅 프라이팬보다 더 쉽게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스텐 팬을 꽤 오래 사용 계란 프라이는 물론 두부, 그 어렵다는 감자전까지 어지간한 요리는 눌어붙지 않해 먹는 나조차도 프라이팬과 사이좋게 나눠먹는 구워 먹는 치즈와 차돌박이를 스탠 팬으로 구워보자.


 주방 서랍마다 하나씩은 들어있을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사용하는 종이 포일.

스텐 팬을 중불에 1분간 예열했다 식히고.

식용유로 한번 닦아낸 후

그 위에 종이 포일을 편다.

살짝 남은 기름기에 종이 포일이 착 붙는다.

이게 끝. 

 그 위에 치즈를 놓고 중 약불에 구우면 된다. 치즈에서 자작하게 기름이 나오면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다. 종이 포일 채로 접시 위에 올려두고 먹는다.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스텐 팬으로도 구워 먹어 봤지만, 이렇게 구운 것이 가장 맛다.  


빈 스텐팬은, 요리 후의 스텐팬이다


  번엔 차돌박이를 굽자.

 차돌박이는 워낙 얇고 말려 있어 계속 뒤적뒤적설거지할 때는 바닥에 눌어붙은 것들을 긁어내야 다. 물론 지금까지 그 정도야 문제없다며 여태껏 스텐 팬에 잘 구워 먹어 왔다. 그러나 쉬운 방법이 있지 않은가.


 똑같이 예열하고 식힌 후 종이 포일을 깔고 굽는다. 종이 포일 한 장 깔아놨다고 자기가 알아서 잘 익는다. 삼겹살처럼 아랫부분 익었을 때 한 번씩 뒤집으 끝이다. 포일이 기름기를 살짝 흡수해 덜 튄다. 게다가 맛있다. 하지만, 치즈처럼 스텐 팬에 그냥 구운 거보다 더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차돌박이가 맛이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어디에 굽든  언제나 맛있어서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편한 정도는 확연히 비교가 된다. 언제나처럼 팬 채 올려놓고 식사를 마치고 난 종이 포일 안에 식탁 닦은 키친타월 넣어 기름기를 흡수하고 포일채로 그대로 돌돌 말아 버리니 끝. 남은 기름기만 살짝 설거지했다.  


차돌박이를 구우면서 사진이라니. 이 얼마나 여유로운가


  이런 야매 같은 방법 말고, 스텐 팬을 쉽게 사용하는 바람직한 방법도 소개한다.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스텐 팬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10명이 알려주면 좀 비슷한 거 끼리 묶는다 쳐도 대여섯 개의 방법이 나온다. 동영상을 보면 스텐 팬 위에서 계란 프라이가 미끄러지던데 똑같이 따라 해도 내 계란 프라이는 또 팬 바닥에 딱 붙어있다.

 초창기에 나도 그 '미끄러지는 계란 프라이'를 하고 싶어서 상당히 많은 방법을 따라 해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바로 이 방법이에요!' 이런 건 못 찾았다. 스텐 제품마다 크기, 두께, 표면의 촉감, 스텐의 원재와 함량 다르고 가스레인지, 인덕션 등 열원도 각각, 화력도 각각이다. 그런데 그 약간의 다름에 영향을 많이 받 정답을 찾을 수가 없다. 같은 인덕션을 가지고 완전히 똑같은 방법으로 이 팬으로는 성공했는데 저 팬에는 안. 많은 사람들이 쓰다 보면 감이 온다고 하던데, 안 온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방법이면, 어지간하면 눌어붙지 않는다.


1. 빈 스텐 팬을 중불에 1분 정도 예열한다. 스텐 바닥이 약간 따듯해질 정도이다

2. 1분 식힌다(이 1분을 못 기다리고 조금 일찍 음식을 넣으면 바로 붙는다. 1분 기다리는 게 핵심이다)

3.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키친타월로 골고루 묻혀준다. 특히 바닥과 경계 부분, 위의 둘러지는 부분, 이런 곳에 잘 달라붙으니 꼼꼼히 묻혀준다.

4. 료를 먼저 넣고 중불로 맞춰 요리한다. 

 

 계란 프라이는 그냥 코팅 팬에 하기를 추천한다. 빠르고 쉽고  무엇보다 정신건강에 좋다. 그러나 미식가들은 구분한다는 '스텐 팬의 계란 프라이"를 맛보고 싶다거나, 아니면 우리 집처럼 아예 코팅 팬이 없는 사람을 위한 

 스텐 팬에 계란 프라이 하기.

3번까지 똑같이 한다. 그리고 무조건 약불(15가 맥스인 인덕션 기준 3 이하)로 인내심을 가지고 익히면 된다. 상당히 오래 걸린다. '거의' 붙지 않는다. 아쉽게도, 100%라고 확언할 수 없다.


 원래  '스텐 팬에 베이킹 소다 넣고 살짝 끓여서 쉽게 닦아요'라고 말하려 했는데 종이 포일을 깔고 해 보니 그걸 간단하다고 말할 수 있나 주저하게 된다. 비단신을 신은 원숭이가 된 것 같다. 이건 편해도 너무 편하다. 설거지에 들어가는 노동량이 거의 없다. 너무나 편한 걸 발견하고 말았네. 어쩐다.

 허허. 뭐 쉬운 방법이 있으니, 그냥 쉽게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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