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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Apr 25. 2022

스텐에 광을 내야 하는 타이밍

내 노력이 하찮게 느껴지는 날, 광을 내자

 밤새 새끼줄로 문질러 놋그릇 닦 준까지는 아니지만 스텐 관리에도 보편적 진리 적용된다. 무노동-무광택이다.


 스텐 제품 과열되거나 제품 크기를 넘어가는 가스불로 요리를 하면 바닥 갈색으로 변한다. 불 조절을 잘해서 쓴다 해도 일반 그릇과 똑같이 설거지하며 사용하 보면 제품 바닥, 특히 브랜드새겨진 글자 사이사이나 손잡이 이음새갈색 찌든 얼룩이 낀다. 색이 딱히 진한 것도 아닌데 스텐이 꼬질 해 보이고 철수세미로 세게 문질러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보통 이 단계에서 텐 쓰기를 포기한다.


스텐을 포기해도 되지만, 

이왕 쓰기로 했다면, 별로 나눠서 스텐 광내기를 해보자


1)  스텐 제품을 처음 구매해서 사용할 때

식용유를 키친타월에 묻혀 검은색 연마제가 묻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닦아낸다. 그 후에는 흔히 주방세제나 베이킹소다로 한번 닦아내라 하는데, 나는 주방세제 약간에 베이킹소다를 되직하게 묻혀 닦아 낸다. 그리고 내부에 물을 많이 채워 식초를 넣고 끓인다.



2) 평소 설거지하기

 다른 것과 똑같이 설거지하되, 텐 제품은 베이킹소다 한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한다면 더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세제에 베이킹소다를 뿌려 냄비에 골고루 문질러 식기 세척기에 넣으면 고온에 의해  깨끗하게 씻겨나가며 반짝거린다.

음식이 눌어붙은 팬은 여열이 있을 때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물을 부어놓는다

심하게 눌어붙은 팬은 베이킹소다를 넣고 약한 불로 가열했다 불을 꺼놓고, 다른 설거지 하는 동안 었다가 씻는다

이렇게 하면  일반 수세미로 따로 힘들이지 않아도 세척이 되고 이 난다. 갈색 그을음도 잘 생기지 않는다. 



3) 갈색 그을음/갈색 찌든 때/까맣게 탄 자국 없애기

 위에서 말한 갈색 그을음과 찌든 때는 베이킹소다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물을 담아 팔팔 끓이고, 끓는 상태에서 과탄산을 넣는다. 거품이 치솟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환기가 필요하다. 물을 끓 싱크대로 옮겨놓고 과탄산을 넣는 것을 추천한다. 싱크볼도 깨끗해지고 좋다. 물이 식으면 버리고 철수세미로 문지르면 바로 없어진다(사진 1,2). 그래도 안 없어질 만큼 찌들었다면 철수세미에 베이킹소다를 묻혀 문지른다. 맣게 탄 자국도 같은 방법으로 없앨 수 있다(사진 3).


*팁) 끓인 과탄산 물을 버릴 때 이왕 설거지할 다른 스텐 제품이 있으면 뒤집어 놓고 바닥에 부어주고 살짝만 문지르면 아래 과탄산 작업을 꼭 하지 않아도 바닥도 어느 정도 깨끗하게 관리된다*


4) 분명 잘 씻었는데 보이는 -미네랄 얼룩

사진 3)을 보면 하얗게 얼룩이 보인다. 이것 말고도 오로라 무늬처럼 스텐이 얼룩덜룩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스텐과 미네랄이 만나 생기는 현상으로, 건강에 무해하다. 없애려면 없앨 수는 있다. 구연산이나 식초 넣고 끓여도 되고, 케첩 뿌렸다가 닦아내도 깨끗하다. 그러나. 사용하다 보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고 또 생기기도 한다. 신경 안 쓰고 사용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내부는 위와 같이 하면 되는데, 그럼 처음에 말한 바닥이나 손잡이 부분 등 외부는 어떻게 하는가. 전 글에서 야매 미니멀임이 뽀록날 것을 감수하고 공개하는 나의 스텐 제품 사진들을 잘 들여다보면 큰 냄비들 밑부분의 갈색 그을음이 보인다.

  

한 2년 과탄산 작업을 안 했더니 큰 냄비 밑부분에는 약간의 갈색이 보이지만, 대부분 스텐과 내부는 매일 설거지할 때 조금 더 수고를 들이는 것만으로도 반짝거린다

  그을음이 생길 때마다 바로 없앨 필요는 없다. 겉에 그을음 있다고 건강에 해로운 것도 아니다.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지, 당장 없애세요! 가 아니다.


커다란 스텐 찜솥이나 냄비에 물을 2/3만 넣고 팔팔 끓이고 과탄산을 넣는다(유의사항은 위와 같다).

약불로 줄이고 냄비를 하나씩 투하해  5-10분 정도 푹 담가 놓았다 꺼낸다. 

개수가 많으면 과탄산을 중간중간 추가한다.

살짝 식은 후 철수세미에 베이킹소다를 묻혀 문지르면 그을음은 사라지고 스텐에서 광이 난다.

이왕 끓인 거, 마지막에 스텐 조리도구들을 한꺼번에 넣어서 끓인다.

다 끓인  골고루 부어서 버리면 싱크볼도 광이 나고, 하수구 안까지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


 하루 날 잡아서 집에 있는 스텐 제품들을 싹 씻어 내면 그 뒤에는 딱히 힘들이지 않아도 광나는 스텐 제품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집안의 스텐들이 이 상태인데 새 마음으로 쓰고 싶다면 당장 이번 주말에 해도 좋다.


 하지만 내가 스텐 광내기로 추천하는 타이밍은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몸을 움직이는 걸로 잡생각을 잊고 싶을 때, 그리고 나의 노력이 하찮게 느껴지는 날이다.

 물을 끓여가며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해서 나도 모르게 집중하느라 잡생각이 날 틈이 없다. 또 작업 후에는 내가 들인 노력에 정직하게 반짝거림으로 보답을 해 준다. 속이 개운해다. 무엇보다 내 노력에 대한 가시적인 보상을 시간 안에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작업이다.

 그런 날, 추천한다. 1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고, 2년이 넘어가도 그런 날이 없어서 못하겠다 더욱 좋다.


 예전에 엄마는 나의 스텐 냄비들을 보면 슬프다고 했다. 이걸 이렇게 반짝거리게 하려면 딸내미가 얼마나 고생을 하나 싶어서란다. 그때는 스텐 제품들이 들어있는 주방 하부장을 열면 그 앞이 환해질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거의 2년 가까이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 정도 그을음은 이제 넘길 수 있게 무뎌졌기 때문이다. 


 밑부분이 갈색인 지금 작은 집의 스텐, 내 마음이 더 편해졌음을 여준.

 야매 미니멀인 건 뽀록났지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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