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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미야니 Feb 04. 2021

직업이 뭐에요?

무식한데 신념까지 있으면 무섭습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인공 눈물 처방을 위해 안과를 갔어요.
동네에서 꽤나 유명한 병원이다 보니 사람이 정말 많은 곳이고요.
그렇다 보니 검사 기계가 여러 대가 한 줄로 쭉 있었고 제가 앉은자리 바로 옆 자리에 어르신이 검사를 받고 있었는데 직원이 한 다는 소리

"아휴, 지겨워.. 똑바로 좀 보시라고요!"

환자분은 얼핏 보기에도 이미 여든은 훌쩍 넘으신 듯 보였어요.

어르신의 머리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어요. 그 연세 있을법한 흔들림이 있으셨고 한 곳을 바라보고 응시하시기가 쉽지 않은 눈초리였는데...

"할머니 좀 제대로 좀 하시라고요!"


얼마나 그 소리가 컸는지 옆에 있던 남자 간호사가 할머님 머리를 고정해주러 달려올 정도였고 사실 도 속으로 '머리 좀 잡아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타인과의 접촉이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상황이었어요.

내가 너무나 더 속상했던 건 어르신의 응대가 너무나 죄인처럼 두 손 모아 도망치듯 뒷자리로 나 앉으시는 것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정도였어요.

물론 그 직원분 역시 하루 종일 이런저런 환자들 응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 지. 만
그건 정말 아니었어요.

정말 내 엄마가, 그녀의 할머님이 어디서 그런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면 너무나 간단한 상황설명인데 말이죠.

그런 업무가 많이 힘든 유형이라면 직업 선택에 있어서 최대한 여러 사람과 접촉이 덜한 직업을 선택하면 훨씬 편한 일과를 보낼 수 있을 것이며 사람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는 유형의 직원을 만났다면 할머님도 그런 대우를 받으며 안과에서  눈 검사하실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에요.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서 할 수 있는 것! 나의 성향과 맞는 것!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보는 것이 진짜 필요한 거 아닐까요?




그런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직업비하발언 전화통화 영상'을 받게 되었어요.

상황의 누구의 편을 들고자 여기에 쓰는 것은 아니에요.

그녀의 직업에 대한 말 한마디 한마디 비하 발언에 너무나도 화가 나서 끝까지 들을 수 조차 없었어요.

심지어 아이들 곁에 가까이 있는 직업을 가지신 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런 말을 쉽게 하시다니 '공부도 못하고 무식하고 못났으니 배달이나 하지....'' 아직도 선명하게 귀에 맴도는 그 말, 그분은 분명히 직업 개념에 대해 다시 배우셔야 할 것이에요. 너무나 확신에 찬 배달업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계시는데 제 직업군도 아닌데 너무나 억울한 거 있죠.

아이들에게 밥 먹듯이 물어보는 질문이있죠?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어? 꿈이 무엇이니?"

어느 광고에서 현답이 나오더라고요.

"좋은 사람"



그렇죠?! 무엇이 되고 싶어? 의 답의 1번은 어떠어떠한 사람이요. 죠?!
직업이 무엇인 사람... 말고요.

저는 상담하면서 마음이 아픈(가슴이 아픈) 아이들을 만날 때면 한결같이 답은 하나였어요.
'어른이 문제입니다.'

직업과 꿈에 대하여 아이들과 대화할 땐 어른들 부터  깊은 고민을 하고 생각 하고 여러 사고를 통해서 아이들이 어떤 성품을 가진 상태로 무슨 직업을 선택할건지 도와주는 어른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세상이 떠들썩했던 '정인이 사건' 그쯤 12월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었어요
'어른들도 학대를 당했는지도 모르고 자라서 재학대로 이어져서 아이들에게 똑같이 학대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렇게 자란 어른들이라 그 어른들도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자녀를 학대한다는 거죠.

편을 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 영상 속 여자분도 분명  세상 속 잘못된 직업적 편견을 먹고 자라 저런 말도 안 되는 인식을 갖고 살게 된 게 아닌지 생각해 보았어요.




'공부는 왜 하는 걸까요?' ->
'사람이 되려고...'

                                                                                            


그렇죠? 나보다 못한 사람이란 정의도 없는데,  감히 업신 여길 사람을 찾아 그 위에 굴림하려고 더 나은 대학, 더 나은 직장, 더 나은 연봉을 꿈꾸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고 공부하고 배우는 거 같아요.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론인지 알려고요.

직업을 갖기 전에 흔하디 흔한 말로 '취업에는 이과가 좋아' '공무원이 평생직장이지' '여자는 교사가 최고야!'와 같은 말도 안 되는 편의성 짙은 직장이 아닌 아이들 하나하나가 갖고 태어난 사명과 재능과 적성에 맞는 것들을 찾아주는 것부터 제대로 시작되어야 앞으로의 세상은 직업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것 같아요.

직업이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닌, 돈만 좇아 달려갈 일도 아닌, 부모가 정해준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닌, 남 위에서 굴림하려고 하는 일도 아닌, 말 그대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즐겁게 계속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전, 오후로 너무 슬펐던 하루라 오늘을 넘기지 않으려고 늦게 라도 앉았어요.

저도 처음 제 직업이 지금의 직업은 아니었어요. 점수에 맞춰 갈 수 있는 곳을 찾았었던 청소년기를 겪은 어른으로서 지금의 진로를 만나기까지 서너 가지의 시행착오를 겪었던 거 같아요.
심지어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어요.

저의 직업에 맞는 개발을 위한 것도 있지만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그렇게 나를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과거의 저도  여러 사람에게 무례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것을 깨달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공부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의 과오를 깨닫기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려고요.

저 위의 일들을 겪으면서도 매번 생각난 건 저들은 아마도 집밥을 못 먹고 출근했나? 생각 했어요.

저 다운 생각이죠?

기승전 집밥이네요.


하루 한 끼라도 부모님과 자녀를 위한 반찬 하나 내 배우자가 좋아하는 반찬, 나를 위한 예쁜 밥상을 차려 밥상 구성원-서로의 시간을 배려하여 맞춘 자리에 모두 둘러앉아 아이들과 어르신들과 함께 밥 먹으며 함께 진로와 직업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간절한 하루였어요.


더 이상 직업이 남에게 떠들기 좋은 이름 비싼 집 비싼 차 노후걱정 없이 살수 있기만을 바라며 오늘을 망치는 막무가내식 선택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열정 가득해서 그 행복속에서 찾아낸 나만의 진로가 꿈이 되고 그런 꿈을 가지며 선택한 직업을 갖게 되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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