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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ALD Jul 03. 2020

1. 정교한 타겟 설정 방법

타겟 설정만 잘해도 마케팅의 길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마케팅의 가장 기초는 타겟을 설정하는 것이다. 전투에서 타겟 설정을 잘못하면 전투를 그르치듯 마케팅은 매 순간이 새로이 타겟을 설정하는 전투와도 같은 것이다. 잘못 설정한 타겟으로 인해 전체 마케팅 플랜이 산으로 가기도 하고, 실패할 것 같았던 제품도 ‘타겟 설정’이 제대로 된다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다음 중 잘못된 대화를 고르세요.

‘이번 제품 마케팅 타겟은 어떻게 되지?’
‘4050 남성입니다.’
‘그래, 준비한 것은 뭐지?’
‘어쩌고 저쩌고’ 

이 대화에서 우리는 2가지 중요한(큰일 날) 것을 발견해야 한다.

첫 번째는 타겟을 ‘4050 남성’이라는 가장 범위가 넓은 인구통계학적 요소만 설정한 마케터의 대답

두 번째는 마케터가 설정한 타겟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플랜을 들어보려는 상사




하나의 꽃을 피우기까지

광고 매체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인구통계학적 타겟 설정이 먹히던 시절이 있었다. 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돈이 많은 기업들이었다. ‘30대 남성이 좋아할 만한 자동차’를 콘셉트로 잡았다면 30대 남성이 좋아할 만한 광고 소재를 제작해 4대 매체에 모두 뿌린다. 이렇게 하면 광고를 보는 사람들 중 30대 남성에게 도달했기 때문이다.(광고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광고와 마케팅이 고도화되었고 광고를 접할 수 있는 매체도 많아졌다.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수없이 접하는 것이 광고이기 때문이다. 눈에 띄지 않으면 흘러지나 가는 그림과 글씨가 되어버린다. 


마케팅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수록 마케팅을 위한 타겟 설정을 정교하게 해야 한다. 돈이 많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살포하고 그중에서 건져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면 우리는 씨앗을 하나씩 뿌리고 정성을 다해 가꿔 꽃 한 송이를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돈 없이 마케팅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피어난 꽃 한 송이가 옆으로 씨를 뿌리고, 최종적으로 꽃밭이 되도록 가꿔야 하기 때문이다. 꽃밭의 시작이 될 꽃 한 송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정교한 타겟 설정'이다.





인구통계학적 타겟 설정 방법


2030 여성, 4050 남성. 인구통계학적 타겟 설정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초적인 인구통계학 요소로만 타겟을 설정해버리면 타겟에서 드러나는 특징이 전혀 없다.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사용하려면 최소한 아래처럼 해야 한다. 아래의 사례는 '취미생활', '30대를 위한 에세이' 도서 마케팅을 위해 실제로 작성한 타겟이다.



<ㅇㅇ도서 마케팅 - 인구통계학적 요소>
연령 : 30대 초반
성별 : 여성
결혼 유무 : 미혼
거주환경 : 독립 / 혹은 독립 예정 (1인 가구)
거주지역 : 서울


책의 주요 내용은 ‘취미생활’, ‘30대를 위한 에세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연령과 성별을 위와 같이 설정한다. 또한 기혼자의 경우 ‘취미생활’, ‘에세이’보다 육아에 치중되기 때문에 타겟에서 제외한다. 거주환경 또한 ‘1인 가구’의 경우 집에서 여가활동을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충족이 되기 때문에 거주환경을 위와 같이 한정 짓는다. 거주지역 역시 문화활동을 많이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취미’ 등의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 없는 사람들은 제품 안 사요?

위와 같은 설명을 하면 꼭 하는 질문이 있다. 

‘그럼 서울에 안 살면 이거 안 사요?’, ‘결혼했어도 애 없이 취미생활할 수 있잖아요.’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돈 없이 마케팅하려는 우리는 씨앗 하나 뿌리고 그 씨앗이 꽃 한 송이가 될 때까지, 다 피운 꽃이 옆으로도 씨를 뿌리도록 관리해줘야 한다. 잘 키운 꽃 한 송이가 꽃밭이 되게끔 퍼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해야 할 대상이 적어야 좋을까? 많아야 좋을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마케터들의 일종의 질환과도 같은 것인데, 타겟 범위를 넓혀야 매출이 더 잘 생길 것 같다. 할 얘기 안 할 얘기까지 모두 다 해야 사람들이 쳐다봐줄 것 같다. 덜어낼 줄 아는 사람이 마케팅의 고수다. 





라이프스타일도 타겟으로 설정해라.


초고도화 사회가 되면서 다양한 가치관이 생기고, 사람들은 특정 범주에 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도래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하고,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마케터는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제품 소개 카피에 쓰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타겟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을지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했던 ‘취미, 에세이’ 관련 책의 라이프스타일 타겟 설정의 일부도 함께 보자. 

독립서점을 즐겨 간다. 예쁜 카페를 찾아다닌다.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을 좋아한다. 멀리 여행보다 가까운 호캉스를 좋아한다. 친한 사람들과 가끔 모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교적인 활동을 즐기지는 않는다. 집이나 카페에서 혼자 책이나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키운다. 아이폰을 사용한다.  

이렇게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떨지 나열해보면 우리의 타겟을 위한 마케팅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감이 온다. 라이프스타일은 그냥 나오는 것일까? 어떻게 수집할 수 있을까?




라이프스타일을 수집하는 방법


라이프스타일을 수집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기

내 머릿속으로 예측되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한다. 예를 들어 평일과 주말의 일상, 소비, 문화, 소지품, 인테리어 감성 등 한 사람 전체를 뜯어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요하면 정치성향이나 가족과의 관계 등도 생각해볼 만하다.)

나열된 것들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검색해보면 그들이 적어둔 일상을 읽어볼 수 있다. 글을 읽어보면 내가 예측한 라이프스타일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우리의 제품과 적절히 어울리는지도 검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의 도서 마케팅 타게팅에서 취미활동과 동호회를 연관 지어 '동호회를 자주 나갈 것이다'라는 라이프스타일 가설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동호회 활동보다 집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우리의 타겟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수집한 단어 모두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검색해서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야 타겟이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유사제품 사용자로부터 도출하기

또 하나의 방법은 유사한 제품으로 검색하는 것이다. 천지가 번쩍일만한 발명품이라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팔릴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가 판매하고자 하는 많은 제품들은 누군가가 비슷한 제품을 팔고 있다. 그들의 제품을 검색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SNS를 들어가 보면 그들의 생활 패턴 중 겹치는 무언가가 도출이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책을 검색하면 B라는 카페의 인증샷을 찍은 사람들이 많다'는 식이다. 이렇게 모으고 모으다 보면 라이프스타일 타겟이 완성된다.




돈 안 쓰고 마케팅하기 위해 타겟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지만 막상 '정교한 타겟 설정'이 왜 돈 안 쓰고 마케팅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에서 '좁게 시작하자는 건 적게 팔자는 게 아닙니다. 힘 있게 시작할 수 있는 시작점을 정하자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하나의 꽃을 제대로 피워야 옆으로 씨를 뿌리고, 꽃이 활짝 핀 꽃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조바심 내지 말고 타겟의 특징을 차근차근 모은다면 길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다음에는 '정교한 타겟을 설정하는 것이 주는 효과'와 '정교한 타겟 설정을 활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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