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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강타 Oct 23. 2024

그 여자 그녀 이야기

수다

편의점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점심을 같이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쭈욱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이다. 편의점은 작년 4월 말부터 시작됐으며 '시니어 동행 1호 편의점'이란 타이틀을 달고 정식 오픈식을 한 것은 5월 중순이었다. 편의점 앞 작은 공원에서 시장님을 비롯해 각종 단체장들과 편의점 본사 직원 그리고 근무하게 된 시니어들이 함께 모여 조촐한 오픈식과 커팅식을 했다. 처음 시작을 함께 하고 지금까지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끔 한 번씩 모여 식사를 하는 관계가 되었다. 물론 그동안 개인사정으로 인해 그만둔 사람도 있고 힘들어서 그만둔 사람도 있지만 현재 만나는 인원 5명은 진행형이다.


식사 후에는 인근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요즘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 사고와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한두 시간 지나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같은 나이대에 많거나 적어봐야 한 두 살 차이라 자연스럽게 친구처럼 되기도 했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되어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통하는 게 많고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가니 아니 친해질 수가 없는 그런 사이가 됐다. 누군가 "우리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밥 먹자"를 제안했지만 그 한 달이라는 것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기도 하고 각자의 삶이 바쁘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두 달이나 세 달에 한번 만나 식사하고 수다를 하다 보니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여 시간 가는 줄 더더욱 모르는 것이다.


그 여자는 원래 의미 없는 만남과 쓸데없는 수다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특별한 모임이 아니면 참석하지 않았었고 모임에 참석한다 해도 별말 없이 자리만 채우고 있다 슬며시 빠져나오는 그런 일상의 삶을 가졌었다. 그런 성향의 성격을 같고 있다 보니 모임이라는 것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날도 문화센터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데 누군가 "점심때가 되었으니 가까운 분식집에 가서 김밥, 떡볶이로 점심 해결하고 커피 마시고 헤어지자"란 말에 모두가 동의를 했고 분식집으로 직행 각종 분식을 시켜 점심으로 먹었고 작고 조용한 카페로 이동해 서로가 좋아하는 차 한잔씩을 시켜놓고 수다가 시작되었는데 그 수다 속에 많은 정보들이 있다는 걸 캐취 하게 되었다. 정보뿐만 아니라 즐거움, 아픔, 웃음과 지혜 등 많은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걸 왜 몰랐었는지 왜 알지 못했었는지 본인 자만심 속에 너무 갇혀 코앞만 볼 줄 알았지 저 멀리 펼쳐진 숲은 보지 못하는, 수다는 좋지 않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늦게라도 깨우친 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여전히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누군가의 불러줌이 있는 자리에는 사양 없이 참석하려 하고 있다.


여자들의 수다는 일상적인 대화부터 속 깊은 이야기, 조언, 공감까지 다양하며 서로에게 위로와 지지를 제공하고,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수다는 스트레스 해소하는데도 도움을 받는다. 수다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필요하고 그 수다를 통해 경험과 지혜를 공유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


그 여자가 예전 그랬던 것처럼 모든 여자들이 수다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수다의 정도와 빈도는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대화를 존중하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며 서로가 지지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시니어'란 단어를 달고 살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시니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나이나 경력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예전엔 60이란 나이를 넘기기 어려워 환갑이란 단어와 함께 60세가 되면 잔치를 하는 풍습이 있었지만 요즘 60대는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다 보니 '환갑잔치'란 것도 사라져 가고 있고 노인이란 단어도 60대에선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시니어란 단어로 호칭을 바꿔 사용하는 것 같다.

시니어란 호칭을 듣는 나이가 된 만큼, 그동안 보고 들어 배운 것만큼 지헤롭게 누구와도 어울리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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