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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모란.jpg



이번에 모란을 그리게 된 사연이 있다.

5월 1일 우리는 호암 미술관으로 바깥나들이를 나갔다. 처음 차 타고 가는 나들이라 들떴다. 설레서 전 날밤 잠도 설쳤건만 비가 내렸다. 미술관 관람보다는 정원 희원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날씨까지 추워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

그런데 이곳에서 모란과 작약을 만났다.


그러잖아도 남편이 며칠 전 모란꽃 한 송이를 꺾어왔다.

이맘 때면 늘 일터에는 모란꽃이 핀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나에게도 이 모란꽃을 보여주기 위해 꺾어왔단다. 그리곤 넌지시 하는 말이 '나 같으면 이런 걸 그리겠다'라고 했다.


이 말을 모임 분들에게 했더니, 단번에 이번 주 우리가 그릴 소재로 모란꽃이 정해졌다.



모란은 속씨식물문이고 쌍떡잎식물강 범의목 작약과 작약속 모란종이다.


모란은 암수가 한꽃이다. 꽃은 4~5월경에 피고 꽃잎의 지름은 15cm 이상으로 꽃 중의 꽃답게 꽃의 크기가 크다. 꽃은 새로 나온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핀다. 꽃색은 자주색이 보통이지만 짙은 빨강, 분홍, 노랑, 흰빛, 보라 등 개량된 종들이 많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꽃잎은 8개 이상이다. 꽃잎모양은 거꾸로 된 달걀형태이며 꽃잎 가장자리가 불규칙한 결각이 있다. 수술은 노랗게 아주 많고 암술은 2~6개로 털이 있다.

수술을 감싸고 있는 꽃잎에는 검은 줄무늬가 있다.

꿀이 많아 벌들이 좋아한다.


잎은 이회깃모양겹잎이다. 이 말뜻을 몰라 한참을 찾아보았다.

잎은 먼저 홑잎과 곁잎으로 나눈다. 홑임은 떡갈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잎이 나눠지지 않는 걸 말한다.

곁잎은 토끼풀 잎처럼 잎몸이 둘 이상으로 나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곁잎 중에 깃꼴겹잎이 있다. 잎의 축을 따라 마주나기 또는 어긋나기로 나는 방식이다.

이회깃모양겹잎(두번깃꼴겹잎)은 잎의 축이 2차로 한 번 더 갈라진 걸을 말한다.

그러니까 모란 잎은 3~5개로 갈라졌다고 이회깃모양겹잎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모든 잎이 3~5로 갈라진 게 아니다. 작은 잎은 달걀모양이거나 끝이 뾰족한 잎이다.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은 잔털이 있다. 뒷면은 흰빛을 띤다.


열매는 8~9월에 익으며 불가사리 모양이다. 주머니가 터져 종자가 나오는데 씨앗은 둥글고 검다.

줄기는 높이가 2m에 달하며 털이 없다.

뿌리는 굵고 흰빛이며 잔뿌리가 적다.


우리는 희원에서 본 꽃이 모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와서 찾아보니 작약꽃과 섞여 있다는 걸 알았다.

모란과 작약은 같은 작약과로 꽃만 보고는 그 구별이 쉽지 않다.

그래서 모란과 작약의 차이점을 좀 더 알아보려 한다.

모란과 작약의 가장 큰 차이는 뭐니 뭐니 해도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여러해살이 풀이라는 거다.

모란은 겨울에도 나무가 남아 있다. 하지만 작약은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다. 땅속에서 구근으로 지내다가 봄에 싹을 틔운다.


모란과 작약을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이 잎을 보고 알아보는 거다. 모란 잎은 광택이 없고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져 있다. 작약 잎은 윤기가 좔좔 흐르고 타원형에 가까운 모양이다.


꽃을 비교해 보면 모란꽃은 꽃잎이 둥글고 풍성한 주름이 있고 꽃잎 수가 작약보다 많다. 작약꽃은 비교적 납작하고 곧은 형태다.


꽃이 피는 시기가 모란은 4~5월경이고 작약은 5~6월경이다.


막상 모란꽃을 그리기로 했지만 막막했다. 자줏빛 모란꽃을 어떻게 그려야 입체감 있게 표현할까, 고민이었다. 눈으로는 걱정이지만 막상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려진다.

참, 신기한 일이다.

모란꽃을 그리면서 드는 생각은 꽃 한 송이가 참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꽃 중의 꽃이라더니 과연 그 말이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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