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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산딸나무는 꽃산딸나무라고도 하고 미국산딸나무라고도 불린다. 4~5월 피는 서양산딸나무는 마치 작은 목련 같은 느낌이다.
양지바르지만 조금은 후미진 곳에 피어 있는 서양산딸나무를 보면 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꽃은 하늘을 향해 피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 꽃의 뒤면을 보게 된다. 그 모습이 색다른 느낌을 주며 무척 화사하다.
서양산딸나무는 피자식물문이다. 꽃이 피고 씨가 씨방 안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쌍떡잎식물강이니까 씨앗에서 싹을 틔울 때는 떡잎이 두 장이 나온다는 뜻이다. 또한 꽃받침이나 꽃잎이 2 배수이거나 5 배수이란 말이다. 잎맥은 그물맥이고 땅속을 파지 않아도 뿌리는 굵은 원뿌리라는 걸 알 수 있다.
산형화목이다. 산형화란 우산모양으로 꽃이 핀다는 뜻이다. 산형화목에 속하는 나무는 말채나무, 산수유, 층층나무, 두릅나무 등이 있다.
층층나무과이다. 나무줄기가 층층이 나는 나무를 말한다.
서양산딸나무 잎은 마주나고 타원모양이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끝은 뾰족하다.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을 띠며 잎맥 위에 흰 털이 있다.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들어 무척 화사하다.
우리가 흔히 꽃잎이라고 생각하는 흰 잎은 사실은 꽃잎이 아니고 꽃턱이다. 꽃은 꽃턱 안에 노란빛과 녹색을 띤 수술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꽃이다. 꽃인 15~20개가 4개의 커다란 흰색 포에 싸여 있는 것이다. 포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4장이 모여있다. 이 꽃턱은 끝부분이 손톱으로 콕 집어놓은 것처럼 오므라들어 있다. 이 하얀 꽃턱 때문에 서양산딸나무는 마치 작은 목련처럼 보인다.
열매는 핵과다. 동그란 모양의 작은 딸기처럼 보인다. 익으면 붉은색이 검은색으로 변한다.
서양산딸나무에서 서양이란 글자를 빼면 산딸나무다. 같은 산딸나무여서 언뜻 보면 같은 나무처럼 보인다.
서양산딸과 산딸나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보다 꽃턱이라고 하는 흰 꽃잎이다. 서양산딸은 둥그스름한데 가운데가 오므라들었고 산딸나무는 오히려 꽃잎의 끝이 뾰족하다.
꽃이 피는 시기도 다르다. 4~5월에 서양산딸이 먼저 피고 5~6월에 산딸나무가 피기 시작한다.
산양산딸은 잎이 다 나기 전에 꽃을 피우고 산딸나무는 잎과 꽃이 함께 핀다.
나는 서양산딸나무 아래에 서면 흰 꽃이 마치 나비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금세 나도 나비가 된다. 그만큼 서양산딸나무는 몽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