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언어는 인식을 만들고 인식은 감정을 만든다. 역으로 말하면 언어를 교정하면 인식이 바뀌고 인식이 바뀌면 감정이 바뀐다. 이것이 글쓰기가 정신적 치유에 효과적인 이유이다. 글쓰기를 통해 언어를 교정하면 인식이 교정되고, 인식이 교정되면 감정이 교정된다. 잘못된 인식습관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이 글쓰기로 인해 중화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글쓰기를 통해 인지왜곡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말이든 글이든 간에 바른 언어를 써야지, 왜곡된 언어를 쓴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더불어 혐오스러운 감정을 유발하는 사람들을 상대했을 때 드는 불쾌감을 글쓰기를 통해 철학적으로 승화시켜 글쓰기의 소재로 삼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역겨운 감정을 유발하는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하지 못 했을 철학적 통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간의 떠버리들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보다는 그들을 역이용하여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활용할 줄 안다.
나아가 나의 치유를 위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글은 남의 치유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의 심리란 크게 보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글쓰기의 동기가 허영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위한 글이라면 남에게도 도움이 되게 마련이다. 남에게 교훈을 남겨주려는 생기 없는 글을 쓰기보다는 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생활과 최대한 밀접한 곳에 위치해 있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을 써라. 체험 속에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느낌과 최대한 가까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글을 써라.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비록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생활속의 느낌을 온전히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