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옛날 사람인 게 틀림없지. 너희가 어디서든 잘 먹는 거 알면서도 하루 종일 빵만 먹었다던가, 밥 없이 요리만 먹었다고 하면 끼니를 걸렀다고 생각하다니. 너희는 무엇이 되었든 밥이랑 같이 먹어야 맛있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이상하겠지. 그러나 만일 한 가지 식품만 먹어야 하는 억지 상황을 가정한다면 대부분 밥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또 밥은 아파서 아무 음식도 받지 않을 때조차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디폴트가 아닐까?
피자든 햄버거든 파스타든 너희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좋지만, 밥이 베이스가 되는 음식도 자주 먹기를 바란다. 한국 조상들의(넓게는 아시안) 유전자에 쌀이 새겨져 있을 것이고, 그래서 젊었을 때는 괜찮다가 어느 시기에 갑자기 밀가루에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 있단다.
한식에는 당연히 밥이 잘 어울리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요리도 밥과 먹어야 잘 어울리지만 가장 밥과 잘 어울리는 요리는 일본 음식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만들려고 하는 요리는 일식 덮밥이란다. 요즘은 한식조차도 반찬 위주이고 나중에 밥을 조금 곁들이는 트렌드이지만, 일본 요리는 아직도 밥이 공동 주연의 비중을 가지고 있어서 좋더라. 단백질 재료를 요리해서 밥과 대등하게 비율을 잡고 둘이 어우러지게 요리를 하는 거지. 그러니 쌀도 좋은 쌀을 사용해야 하고 밥물도 잘 잡아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야 맛있는 요리가 된단다. 다음으로는 밥과 요리를 이어 줄 소스를 만들어서 둘을 연결하는데, 한식의 국밥과는 달리 액체의 비중이 많지는 않고 밥에 간을 하면서 둘을 어우러지게 만들 정도로만 하는 거야.
어떤 재료를 올리느냐에 따라 요리가 달라지지만, 기본은 똑같으니 그때그때 있는 재료를 기본에 더하면 다양한 덮밥을 해 먹을 수가 있어. 그 기본은 바로 양파와 계란이란다. 1인분에 양파 반 개와 계란 하나를 잡으면 돼. 다음으로는 소스인데, 다시마 우린 물에 쯔유와 설탕을 배합하여 만들면 된단다.
거기에 소고기를 볶아서 올리느냐, 돈까스를 올리느냐, 닭고기를 올리느냐에 따라 취향에 맞는 다양한 덮밥을 맛볼 수 있는 거지.
간편하고, 영양도 있고, 맛있는 덮밥 요리를 자주 만들어 먹기를 바란다.
<기본 양파 덮밥>2인분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넉넉히 내라.(남으면 식혀서 페트병에 넣어 냉장 보관하고 다른 요리에 써라)
*멸치 육수 두 컵에 쯔유 4큰술, 설탕 1큰술을 넣고 잘 섞어 소스를 만들어.(혹시 쯔유가 없다면 참치액3큰술과 설탕 2큰술로 대치해라. 간은 사람마다 다르니 요리하면서 너희가 맞춰 봐)
-양파 한 개를 채 썰어서 볶은 다음 소스를 넣어 끓여라.
-대충 풀어놓은 계란 2개를 둘러서 붓고 살짝 덜 익었을 때 밥 위에 붓고 쪽파 다진 것을 솔솔 뿌려.(기본만 만들어 먹는 일은 드물지만 만일 먹게 된다면 계란 양을 늘려서 하면 단백질을 더 먹을 수 있어)
<소고기 덮밥> 규동
-기본과 같이 하다가 양파 볶을 때 얇게 썬 소고기 200g을 같이 넣고 볶다가 소스를 넣어라.(생고기가 아닌 양념 불고기로 할 경우는 이미 단맛과 간이 있으니 소스를 만들때 쯔유와 설탕의 양을 반으로 줄여서 해야해 )
-소고기가 완전히 익었을 때 풀어놓은 계란물을 둘러서 거의 익었을 때 밥 위에 붓고 쪽파를 뿌려라.
-맛있게 먹어~
<돈까스 덮밥> 가츠동
-돈까스를 조리해서 길게 썰어놓아라.(집에서 기름으로 튀기면 맛있겠지만 번거로우니 튀겨져 있는 냉동 돈까스를 사다가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로 데워서 하면 간편해)
-기본과 같이 하다가 1인용 작은 프라이팬에 양파 볶음과 튀긴 돈까스 한 덩이를 넣고 고기에 국물이 살짝 배도록 끓여라.
-계란물을 돌려서 붓고 거의 익으면 꺼내서 밥 위에 붓고 쪽파를 뿌리면 완성!
-맛있게 먹어라~
<닭고기 덮밥> 오야코동
어떤 닭고기로 할 것인가를 형편에 따라 결정해. 제일 맛있는 건 냉장 닭 허벅지살을 팬에 구워서 요리하는 거지만, 편한 건 익힌 닭가슴살이 있거나 배달 치킨이 남아있을 때이지. 여기서는 당연히 편한 요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