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학교 다닐 때와는 차원이 다를 거다. 누구도 너희가 무얼 먹었는지, 피곤한지 신경 안 쓰는 환경에서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게 세상이란다. 그럴 때 대충 먹거나 아무거나 먹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단기간이면 모르지만 긴 인생에서 젊은 날 자신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게 될지도 모른단다.
그러나 바쁜 생활에서 매일 먹거리만 챙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니 빨리 준비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현명하겠지. 색깔이 하얗거나 가루로 만드는 음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많이 들어봤을 거다. 백미 밥이나 쌀가루로 만드는 떡, 흰 밀가루로 만드는 국수 빵 과자, 정제된 설탕,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과당 등은 몸에 좋지 않단다. 한 가지 더하자면 가공 육류도 피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젊을 때는 괜찮은 듯하다가 어느 순간 몸을 안 좋게 만드는 순간이 오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귀리로 만드는 음식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귀리는 영양 성분도 뛰어나고 섬유질도 많아서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 집에서는 오래전부터 잡곡밥을 해 먹었는데 엄마는 귀리를 넣으면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은데 너희는 소화가 안 된다고 싫어해서 빼고 해 먹었었지. 서양에서는 귀리를 일차 가공해서(쪄서) 압착을 하거나 조각을 내서 소화가 잘되도록 만들어서 먹고 있더라. 그것을 오트밀이라고 하고 죽 형태로 먹기도 하지. 보통 우유를 넣어서 불려서 먹는데 우유가 안 맞으면 두유나 아몬드 우유 같은 대체 우유를 넣으면 된단다.
솔직히 엄마는 미역국이나 된장국에 오트밀을 넣어서 미역죽이나 된장죽을 만들어 먹거나, 누룽지 끓일 때 오트밀을 섞어서 누룽지죽을 만들어 먹으면 담백해서 제일 맛있더라. 너희도 몸이 좀 안 좋을 때 죽 대신 먹으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오늘은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맞게, 요즘 화제가 되는 음식을 알려줄게. 전날 밤 미리 만들어 놓고 다음날 아침 꺼내 먹으면 되는 음식이란다. 하룻밤 재운다고 해서 오버나이트 오트밀, 줄여서 ‘오나오’라고 부른다고 하네. 연예인들이 나와서 그거 먹고 살 뺐다고 하고 요즘 많이 만들어 먹는 음식이야. 영양 밸런스도 맞고 맛도 괜찮고 포만감이 상당해서 점심때까지 배가 고프지 않단다.
또 하나는 오트밀과 견과류를 섞어서 그래놀라를 만들어 먹는 거야. 파는 그래놀라도 많지만 견과류의 비율이나 바삭한 정도가 직접 만드는 그래놀라와는 비교가 안 된단다.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으니 머리 아플 때 쉴 겸 한번 만들어 놓고 시리얼처럼 먹거나 요거트에 넣어서 먹어도 아주 좋은 음식이야.
<오버나이트 오트밀>
-가족 수대로 그릇을 따로 준비하고 한 그릇 당 오트밀 30g을 넣고 우유(두유, 아몬드 우유도 가능)를 자작하게 붓는다.
-위에 플레인 요거트(또는 그릭 요거트)를 한층 올린다.(양은 취향껏 하는데 작은 용기 요거트 하나 정도면 좋다.)
-그 위에 좋아하는 과일(조직이 부드러운 딸기, 바나나, 키위, 블루베리 등)을 슬라이스 하거나 깍둑썰기해서 빙 두른다.
-좋아하는 견과류(슬라이스 아몬드, 호두, 피칸, 해바라기 씨 등)를 토핑한다.
-냉장고에 넣고 하룻밤 재워서 오트밀이 부드럽게 되도록 불린다.
-아침에 꺼내 먹는다.(꿀을 조금 뿌려서 먹어도 좋아.)
<오트밀 그래놀라>
-큰 보울에 오트밀 300g( 3컵) 슬라이스 아몬드 반 컵, 해바라기 씨 반 컵, 호두나 피칸 굵게 다진 것 반 컵을 넣고 잘 섞는다.
-꿀, 메이플 시럽, 올리고 당 중 아무거나 반 컵(당분을 피하려면 알룰로스 사용)을 넣는다.
-식물성 기름(포도씨유, 올리브유) 1/3컵과 소금 1 작은술을 넣고 잘 섞는다.(좋아하면 시나몬 파우더도 1 큰술 넣는다.)
- 오븐 팬에 기름종이를 깔고 넓게 펼친다.
-17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5분간 굽는다.
-꺼내서 뒤집고 다시 10분간 더 굽는다.(중간중간 타지 않게 살핀다.)
-꺼내서 말린 크랜베리 반 컵을 섞는다.
-덩어리가 좋으면 누른 채로 식혀서 손으로 뜯고, 작은 알갱이가 좋으면 주걱으로 휘저은 뒤 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