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는 산에 둘러싸인 신도시라 공기도 맑고 유난히 착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였다. 놀이터에서 함께 뛰어놀던 또래 친구들과도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보면 그 동네의 기운이 참 좋았던 것 같네. 아이들 같이 놀게 해 준다는 명분으로 엄마들끼리도 자주 어울렸고 엄마들도 아직까지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으니 이또한 좋구나.
너희들 생일이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몰려가서 생일 음식을 만들어 먹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중, 동네에서 요리 선생님을 할 정도로 요리 솜씨가 좋던 친구가 생일에 만들어 주고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까지 했던 닭다리 바비큐는 너희가 자란 뒤에도 가끔씩 해 먹었던 음식이지. 지금은 적어놓았던 레시피도 잃어버려서 대충 기억해서 만들어 먹고 있어.
제대로 하자면 닭다리의 껍질도 완전히 벗기고 칼집도 뼈에 닿을 정도로 깊이 돌려서 넣어야 하지만 나중에는 귀찮아서 껍질도 안 벗기고 칼집도 대충 넣어서 만들었던 것 같다.
양념에도 미국산 바비큐 소스가 들어갔었는데 요즘은 자주 해 먹지 않으니 그소스가 집에 없을 때가 많아서 스테이크 소스나 우스터소스를 적당히 넣고 어른들 입맛에 맞게 고추장을 조금 넣어 매운맛을 첨가해서 만든단다.
오랜만에 다시 이 요리를 해보니 옛날 엄마도 젊고 너희도 어렸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 힘이 넘치는 아들 둘 키우느라 정신없고 힘들었던 시절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즐거운 일이 더 많았고,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엄마도 더 열심히 살고 너희에게도 더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줄 수 있을 것 같네.
어려운 요리는 아니니까 어릴 때 생각하며 한번 만들어서 먹어봐. 손님들에게 대접해야 한다면 양이 많으니 오븐을 쓰고, 조금만 만들 거면 간편하게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