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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Dec 18. 2023

마카로니 라아티코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맛

    

아들아~

외국에 있으면서 제일 생각나는 엄마 음식이 뭐니? 어릴 때라면 떡볶이였을 것 같은데,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달라졌으려나? 너희 어렸을 때 외국에 몇 년 있다가 귀국했을 때 비행기에서 한국에 도착하면 먹고 싶은 음식들을 100개쯤 생각해 놓았었던 적도 있었어. 그때 한국식 양념치킨도 먹고 싶다고 했었지.

 

사람은 고향에서 먼 곳에서 살게 되면 추억의 음식으로 옛날이 기억나는 존재야. 지금은 음식이나 재료도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국제시대지만, 그래도 옛날 엄마가 해주었던 음식을 어른이 될 때까지 먹고 자랐으니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을 거야. 아빠도 할머니 음식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하는 걸 보면 어릴 때 먹었던 맛을 못 잊는 거지.

티브이 프로그램 중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데서 핀란드의 친구들이 놀러 왔는데 그중 한국 음식을 유독 잘 먹던 빌푸라는 사람이 한국 여성과 결혼까지 하고 어떤 방송에서 핀란드 가정식이라며 어릴 때 엄마가 자주 만들어 주었던 ‘마카로니 라아티코’라는 음식을  적이 있어. 거기서 그 요리가 너무 맛있어 보이길래 엄마도 만들어 보았단다.

핀란드에서는 김치볶음밥처럼 자주 해 먹는 음식이라고 하네. 만드는 방법도 쉽고, 약간 칼로리가 높아 보이기는 하지만, 탄수화물 비율이 과하지 않고 영양 밸런스도 좋은 것 같아. 얼핏 보면 오븐 스파게티나 라자냐와 비슷하지만, 면종류로 마카로니를 쓰고, 토마토소스 대신에 우유와 계란에 파프리카 가루를 섞어서 계란물을 만든 다음 부어서 익히니까 약간 찜 느낌도 나는 요리란다. ‘라아티코’라는 단어는 상자라는 뜻이라는데 아마도 오븐 용기가 대부분 네모난 모양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아. 너희가 어릴때 엄마가 해주었던 오븐 스파게티를 잘 먹었으니 이 요리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여럿이 먹어서 양이 많을 때는 오븐을 쓰는 것이 맛과 모양도 좋고 에너지도 아깝지 않지. 그러나 혼자 먹거나 둘이 먹는 경우는 일인분씩 전자레인지에 넣어서 요리하는 것이 간편하고 효율적일 것 같다.

먹어보니 빌푸의 말처럼 토마토케첩을 뿌려먹는 게 맛있고, 한국식으로 응용을 하자면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한 다진 고기 대신, 우리나라 불고기 양념(간장, 다진 마늘, 설탕)으로 재운 고기로 만들면 더 맛있을 것 같아.

손님 초대해도 오븐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 수 있으니, 여럿이 나누어 먹기 좋은 음식이 될 거다.

      



<마카로니 라아티코> 3~4인분

-끓는 물에 소금과 식용유를 조금 넣고 마카로니를 1컵 반 넣어 10분간 삶아 체에 밭쳐 놓는다.(1인분당 마카로니 반 컵, 다짐육 100g)

-팬에 양파 한 개를 다져서 볶다가 소고기 다짐육 300g을 넣고 소금 1 작은술, 후추 1작은술을 뿌린 후 잘 볶는다.

-그 팬에 삶은 마카로니까지 넣어서 조금 더 볶는다.

-계란 3개, 우유 250ml, 파프리카 파우더 3큰술을 넣고 잘 섞어서 계란물을 만든다.(1인분당 계란 1개, 우유 90ml, 파프리카 가루 1큰술)

-오븐 용기에 볶은 재료를 넣고 계란물을 골고루 부은 후 모차렐라 치즈를 가득 덮는다.

-오븐이라면 200도에서 15분, 전자레인지라면 5~6분 치즈가 녹을 때까지 가열한다.(양이 달라지면 시간도 달라져.1인분이라면 전자레인지로 2~3분 조리해라. 중간에 타지 않도록 확인하고.)

-파슬리 가루를 뿌리고 개인 접시에 나누어 케첩을 뿌려서 있게 먹는다.


*고춧가루는 입자가 굵어서 녹지 않고 따로 놀아서 예쁘지도 않고,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가능하면 파프리카 파우더를 쓰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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