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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Jun 21. 2022

참치 샌드위치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야 진짜 어른이다

     

아들아~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교하자면 태어나서 오랫동안 부모에게 의존하는 동물이지.

그리고 독립해서 혼자 스스로 사는 기간을 거쳐서, 나중에는 가족을 돌보고 사회에도 공헌하는 시간이 온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먹는 문제에 똑같이 적용하면 엄마가 해주는 음식 먹다가, 혼자 자취하면서 스스로 만들어서 먹다가, 나중에는 가족에게도 만들어주는 때가 오겠지.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엄마의 음식에서 곧바로 아내의 음식으로 넘어가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경우도 있단다.

너무 바쁘다면 다른 사람의 음식에 신세 지는 것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생물이라면 모두 먹는 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데 그것을 항상 남의 손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 또, 믿어지지 않겠지만 요리를 하다 보면 재미도 있고 자기가 만든 음식은 은근히 맛있어. 만드는 과정까지 먹는 일에 포함되기 때문이지.

그래서 엄마는 너희가 누가 만들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간단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은 자기가 만들어 먹을 줄 알았으면 좋겠다. 너희 자취할 때 너무 자주 배달 음식 시켜 먹다가 여드름 폭발했던 거 기억하지?


참치 샌드위치는 아빠도 좋아하고 너희도 좋아해서 엄마가 자주 해주던 음식이지.

간단하기도 하고 한번 속을 만들어 놓으면 일주일 정도 냉장고에 넣어놓고 먹어도 돼서 편리한 음식이란다. 혹시 도시락을 가지고 가야 할 경우에도 금방 쌀 수 있고.

엄마가 주는 레시피는 너희가 할 수 있도록 최대한도로 필수적인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만이니까 나중에 능숙해지면 너희가 재료도 첨가하고 방법도 변형해서 만들도록 해라.

기본 샌드위치에 집에 마침 양상추가 있다면 넣어도 되고, 토마토가 있다면 슬라이스 해서 넣어도 된다는 이야기야. 그러나 그런 것들이 없다고 못 만들어 먹을 일은 없어. 참치 샌드위치의 주인공은 빵과 참치와 마요네즈니까. 다른 것들은 다 조연이란다.

    


-양파 반개를 다진다.(껍질 벗기고 반 자르고 슬라이스 해서 직각 방향으로 놓고 잘게 썰면 돼)

-오이 피클 두세 개를 다진 후 손으로 물기를 꼭 짠다.(만일 피자집에서 준 피클이 있다면 두 팩 정도 하면 된다.)

-150g 정도의 참치 통조림 2개를 체에 밭쳐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액체를 빼라.(이과정을 대충 하게 되면 질척거리는 샌드위치를 먹게 될 거야)

-보울에 위의 재료를 넣고 섞은 후 마요네즈로 버무린다.(식성대로 씨겨자나 머스터드 소스를 마요네즈와 섞어도 좋다. 그리고 블랙 올리브를 좋아한다면 다져서 넣어도 좋아.)

-양이 넉넉하니까 샌드위치  만들고 남은 속은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도록 해라.

-냉동실의 식빵을 꺼내서, 금방 먹을 거면 토스터에 굽고, 30분쯤 후에 먹거나 도시락으로 가져갈 거면 얼어있는 빵을 그대로 쓰면 된다.(식빵은 사자마자 냉동실에 보관하고 먹을때마다 꺼내면 늘 신선하게 먹을수 있단다.)

-빵 위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속을 먹고 싶은 만큼 넣어라. (빵위에 버터를 발라도 되고 귀찮으면 아무것도 안발라도 돼. 로메인이나 양상추나 토마토도 재량껏 해라. 없으면 넣지마.)

-있는 과일 있으면 곁들여도 좋고.

-이제 맛있게 먹기를~!  

   

*냉장고에 샌드위치 속이 쟁여져 있으니 이제 아침 굶을 일은 없겠지?

*샌드위치 모양을 잡으려면 샌드위치용 유산지와 스티커를 사서 하면 편리하지만, 없으면  글래드 랩 뒤집어서 싸면 돼.

아들에게 제일 힘든건 다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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