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정말 죄송하지만 내일 하루만 동동이 맡아줄 수 있어요?"
평소 카톡으로만 주고받던 동네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뭔가 급한 일이 있구나 예상했다.
일이 생겨 아이를 맡길 데가 없다고 혹시 하루만 봐줄 수 있냐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내일은.. 주말인데..?
오죽했으면 안 지 얼마 안 된 나에게 부탁을 했을까 싶었다.
주말이라 남편도 집에 있어 같이 돌보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쿨하게 상관없다고 말했다.
동동이와 우리 지안이는 16개월 친구다.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이런 아이가 존재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낯도 안 가리고 활발한 아이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함께 있었다.
남의 아이를 돌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는 신이 나서 모든 물건을 만지고 다녔고, 나는 혹시나 넘어질까, 다칠까 싶어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나를 믿고 아이를 맡겼는데 다치거나 상처가 난다면 굉장히 미안할 것 같았다.
지안이도 힘들었나 보다.
평소보다 떼가 늘었고, 자기 인형을 동동이가 안을라치면 부리나케 달려와서 뺏는다. 처음 보는 내 아이의 모습이었다. 동동이를 칭찬하면 자기를 더 예뻐해 달라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직 못 알아듣지만) 말도 조심해야 했고, 행동도 더 조심했다. 아휴 힘들어라.. 아이 둘을 키우는 부모들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약속한 시간이 되고 아이를 보내준 후, 거실에 대자로 뻗었다.
지안이의 칭얼거림이 좀 줄었다. 이제야 안심이 된 걸까?
지안아 걱정 마. 동생은 당분간 없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