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운동회 알림'
몇 주전,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공지가 떴다.
아, 어린이집도 운동회를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이제 17개월을 앞두는 지안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의문도 동시에 들었다.
남편과 작전회의를 짜다가 운동회는 잠깐만 앉아 있다가 돌아가자고 결론을 지었다. 계주까지 하게 될지 모르고..
운동회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동네 체육대회 정도의 스케일이라 놀랐고, 너무 재밌어서 한껏 업된 내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2시간의 시간이 쉴 틈도 없이 지나가고, 열정적인 참여로 경품도 차곡차곡 쌓였다.
중간에 춤을 시키는 게임만 아니었으면 완벽하게 재밌는 운동회였을 것이다.(제발 이런 거 하지 마요..)
아빠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는데, 남편의 활약상을 영상으로 열심히 찍고 시댁 단톡방에 올렸다.
시부모님은 감회가 새롭다고 느끼셨나 보다. 아들이 학부형이 되어서 이 악물고 운동회를 참여하는 모습을 참 좋아하셨다.
힘들겠지만 가장 행복한 때라고 재밌게 보내라는 아버님의 메시지가 왔다.
또 한 번 가슴에 새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안이가 에너지를 다 쏟았는지 일찍 잠이 들었다.
남편은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나는 꾸벅꾸벅 졸면서 글을 쓰고 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