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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지만, 숨기기 힘든.

아마도, 당신? 네, 지금 당신!

by 글짓는 날때

“아니, 알잖아. 친구 맞아, 알아 다! 다 같은 친군데, 아니,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말 못 할 고민 같은 거. 다른 놈들한텐 못하는데 이 새끼한테는 한다? 뭔가 덜 창피한 거야. 근데 뭐 얘기하면 정말 소리 없이 도와줘.

그냥 뭔가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돼! 솔직히 다른 친구들보다 이상하게 어렵기도 해. 친구 같은데 여전히 어려워. 그리고 은근하게 조용한데 가만히 마음 쓰는 거, 그런 게 있어. 알잖아.

아니 삼촌! 자기도 그런 사람 있잖아.

내 생각에 자기한텐 승규 씨가 그런 사람 같아. 뭔 소린지 딱, 알겠죠?”


오랜만에 춘승을 만났다.


“뭔 말인진 알겠는데, 날 팀장님아, 그 삼촌소리 좀, 안 하면 안 될까.?”


“아. 왜~ 나보다 돈 많으면 삼촌이고 형님이지.”


“그럼 차라리 형님이라고 하던가.”


“그러니까… 형, 나한텐 윤후가 그런 애야. 근데 나만 그런 게 아니야. 애들이 다 그래. 다 윤후를 그렇게 봐. 신기하지 않아? 근데 윤후는 편할까? 삼촌은 어때.?”


“내가 뭘요~~~?”


“삼촌도 좀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어. 사회에서 만나서 이렇게 오래 관계유지하는 거 이거 신기한 일이거든. 암튼 윤후한테 이런 얘기했더니 자기는 내가 그렇대. 웃기죠? 다 그런 게 있나 봐. 해튼 요즘 삼촌이 나한텐 윤후 같고 그러네. 뭔가 의지가 된달까.”


“이 양반 취했네.”


“근데 삼촌은 좀, '러시 앤 캐시' 같긴 해”


“뭔 소리예요. 또.”


“항상 도움 주는 든든한 친구 같은데 도움 받고 나면 좀 무서워.”


“난 팀장님이 로또 같아.”


“왜? 드럽게 안 맞아?”


“어.”


“드세요... 오징어가 달아. 적게 먹고 계산까지 하면 그거 은근 열받는 일입디다.”


“아주 대놓고 사라시네.”


“고마워요. 삼촌.”




나한텐 네가 그렇고, 너는 내가 그렇다고 하고,

다들 네가 그렇다는데, 너는 다들 내가 그렇다고 한다.


누구에게 펼쳐본 적 없던 꼬깃꼬깃 접어둔 말들을

들어주고 마음 쓰는 사람.


마음이_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지만,

마음을_숨기기 힘든_고마운 사람.





Postscript.

펼쳐본 적 없던 꼬깃꼬깃 접어둔 말들을

수줍게 글로 지어내니

굳이 찾아 읽어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지 읽어주심에 많은 용기와 위로가 되었습니다.

단지 읽어주심에 감사하여 짧은 글을 지어 인사를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토요일입니다. 부디 평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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