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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이 Nov 26. 2023

시냅스 행복이 만들어지는 공간

홍성 방조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며

시냅스(Synapse)


바다 위로 내려앉은 햇살은 눈이 부시게 반짝였다.


 홍성 IC로 접어드는 홍성 방조제 앞 잔잔한 바다는 마치 바람에 일렁이는 강줄기처럼 고요했다. 차창으로 튕겨 들어오는 윤슬을 더 자세히 보고 싶었다. 우리는 방조제 갓길 도로에 차를 세우고 바다 위로 떨어지는 따뜻한 햇살을 바라보았다. 살랑살랑 한들거리는 윤슬이 담요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방파제 때문일까 바다라고 하기엔 파도 소리마저 잠자는 듯 눈부신 윤슬만 존재하는 듯, 구슬구슬한 반짝임이 홍채 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아 이렇게 잔잔한 바다도 있었구나"

"파도는 어디 갔을까 "


방파제로 부딪치는 작은 파도마저 반짝이는 윤슬에 자리를 비워 준 듯


오후 두 시 태양은 두시 방향에서 우측 칠십오도 각도로 떨어져 내려온다. 수없이 작은 구슬들이 삼각형 기하학 구조로 그려져 한들 거리며 반짝인다. 바다 위 캘퍼스 텅 빈 화폭 안으로 수채화와 유채화 그 중간쯤의 색감으로 물들어져 가는 바다의 풍경은 섬세한 화가의 손길 안에서 촘촘히 채워져 간다.

햇살이 내뿜는 색채의 질감을 예민한 촉수가 더듬어 간다.


눈이 부셔서 오랫동안 쳐다볼 수가 없지만 홍채의 크기는 저 아름다운 풍경을 다 담으려는 듯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한다. 오후 두 시 지구 행성의 자전 주기는 제 할 일을 다하려는 듯 반짝거리는 윤슬은 조금씩 조금씩 세시방향으로 흘러 보내고 있다.


스르르 스르르 아주 작은 편안함이 톡톡 문을 두드리며 찾아온다.

맥박과 호흡을 조절해 주며, 시간의 유속을 더디게 잡아당기며, 그 순간을 느껴보라고 속삭인다.


살다 보면 이런 순간을 만나게 된다. 작은 행복들은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시간에 찾아온다.

잦은 빈도로 찾아와 작게, 소담스럽게, 푸짐하게, 맛깔스럽게, 울창하게 찾아오는 순간들이 우리를 살게 해 준다. 그때 놓치지 않고 콱 움켜 잡으면 된다.


아이들과 차 안에서 윤슬로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본다.

초겨울 햇살이 무료하게 만들어 놓은 색채 속으로 첨벙 들어가 온몸을 적셔가다 보면 긴장으로 뭉쳐진 근육들은 이완되고 시냅스 신경세포들은 분주히 긴밀하게 연결망을 좁혀가며 전기신호를 만들어 낸다.


"스파크 번쩍이는 전기신호"


행복 호르몬이 만들어지는 순간, 바로 거기 우리가 존재해 있음을,


사람의 뇌는 생존을 위해서 경험을 기억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고 한다. 사람의 뇌를 최대한 펼치면 신무지 한 장의 크기 2300제곱센티미터 원웅이와 쥐는 각각 엽서 한 장 우표 한 장의 크기라고 한다. (1.4킬로그램의 뇌  P18)


어찌 보면 뇌과학자들이 말하는 마음이 탄생하는 공간은 신문지 한 장 크기 속에 감정과 마음과 행복들이 전기신호로 만들어지는 곳이 주름진 단백질 덩어리인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행복이 그렇게 단순하고 심오한 거라는 걸, 신문지 만한 크기의 1.4킬로그램의 무게를 지닌 주름덩어리가 만들어내는 호르몬의 변화가 마음이라는 걸 그게 행복이라는 걸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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