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C. [서비스 리뷰] 전기차 충전앱 워터

인지도 향상과 서비스 서비스 아이디어 그 어딘가의...

by TrueBlue

최근 ‘기후경제학’에 관심이 생겼다. 2024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기상이변이 이어지면서 기후위기가 피부로 와닿았다. 이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홍종호 교수님의 <기후위기 부의 대전환>을 읽으면서 기후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현 상태에서 기후위기를 완화하려면 개인보다도 산업적, 기술적 해결책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시장이 바로 전기차, 특히 전기차 충전 서비스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진출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기업 위주의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핫한 시장이었다. 현재 전기차 충전 시장에는 현대자동차(E-pit), GS칼텍스, SK에너지, LG U+ 등이 뛰어들었으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다양한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중이다. 그중에서 눈길을 끈 서비스가 있었다.


바로 ‘워터(WATER)’다.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의 새로운 물결, 워터

대기업도 아니고, 인지도는 높지 않았지만, 후기를 보니 ‘화면이 직관적이고 UX 경험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과연 어떤 서비스일까? 직접 들여다보기로 했다.


워터는 어떤 서비스일까?

워터는 BEP(브라이트 에너지 파트너스)라는 태양광 에너지 회사에서 만든 급속 전기차 충전 서비스다. 전기차를 타더라도, 그 전력이 화석연료에서 나온다면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워터의 가장 큰 브랜딩 강점은 ‘클린 에너지’라는 점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 단순한 친환경 브랜딩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현대자동차의 E-pit을 비롯한 다양한 충전 서비스들이 이미 시장에 포진해 있고, 전기차 충전 비교 플랫폼(주유소 가격 비교 앱처럼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와 가격을 비교해 주는 서비스)도 여럿이다.


그런 환경에서 워터가 극복해야 할 세 가지 주요 과제가 보였다.

1. 인지도 부족

2. 충전소 수 부족

3. 낮은 범용성 (워터 충전소만 표시됨)

다만, 관련 인터뷰를 보니 올해 충전소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워터의 시장 경쟁력이 올라갈 수도 있겠다.


검색하면 ‘물’이 먼저 나오는...

당근(구, 당근마켓)을 검색하면 당근 플랫폼보다 먹는 당근이 먼저 나오는 것처럼, 워터도 검색하면 물 관련 정보가 먼저 뜬다. 이건 브랜드 네이밍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앱 검색(ASO, App Store Optimization)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앱스토어에서 전기차 충전,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을 검색했을 때 워터 앱의 순위가 너무 낮았다. 이러면 사람들이 쉽게 찾기 어려울 텐데...


UX 경험은 확실한 강점!

그래도 UX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는 믿을 만했다. 충전기 화면과 앱 화면이 시원하고 직관적인 느낌이라 사용이 간편했다. 예전에 테슬라 차주 지인과 놀러 갔을 때, 충전기 앞에서 답답했던 기억이 있는데, 워터 충전소는 매우 빠르고 편리했다. 한 번 등록하면 충전기 꽂기만 해도 자동 충전이 된다니...!

이렇게 충전 경험이 매끄럽고 편리하다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팬덤을 구축해 볼 수도 있겠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전기차 충전 앱 중에서 ‘워터’를 먼저 설치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그러려면 더 많은 충전소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과제도 함께 따라온다.




이런 서비스는 어떨까?

1. 워터드롭 - 스탬프 리워드 시스템

먼저, 워터라는 브랜드와 이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브랜딩 &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상 시스템을 생각해 봤다.


워터드롭

사용자가 전기차를 충전할 때마다 적립되는 친환경 리워드 시스템. 충전 시마다 작은 물방울이 모이고, 일정 개수가 쌓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는 충전을 통해 탄소 절감 효과를 확인하고, 친환경 활동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적립기준

충전 횟수가 아닌 충전 전력량(Wh)을 기준으로
: 충전 횟수로는 절감된 탄소량을 일관되게 산정하기 어렵겠지만, 충전 전력(kWh)은 사용자의 누적 충전량이 기준이 되므로 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kWh당 절감되는 탄소량(예: 석탄 발전 910 gCO₂/kWh, 태양광 발전 45 gCO₂/kWh)을 적용하면, 사용자에게 워터를 통해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탄소를 줄였는지 계산해 제공할 수 있다.

탄소 절감 효과 시각화
: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절감된 탄소 배출량을 사용자에게 구체적으로 제공

완충 시 평균 50~70 kWh 충전 → 일정량 충전 시 리워드 제공
: 알아보니 전기차의 1회 완전 충전량은 평균적으로 50~70 kWh라고 한다. 이 정도를 기준으로 리워드를 제공하면, 사용자는 충전 시마다 탄소 절감 기여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 지점 보니까 버거킹이랑 같이 충전소를 설치하던데 이런 제휴 브랜드 쿠폰 등을 줘도 좋을 것 같고, 충전 포인트를 줘도 좋을 듯.


사용자 혜택 및 기대 효과

워터드롭이 10개 이상 모이면 할인 쿠폰 지급 (3,000원권 혹은 제휴 상품 쿠폰)

사용자에게 탄소 절감에 대한 실질적인 동기 부여 및 지속적인 이용 동기 부여

친환경 가치 중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공

피그마로 뚝딱뚝딱


2. 워터 외 충전소 정보 제공

현재 워터 앱 사용자의 큰 불편 중 하나는 다른 충전소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유소도 난 SK만 갈 거야! 꼭 이러지 않는 한 비교하는데 전기차 충전소는 현재 충전이 가능한지, 지금 충전 중인 차는 언제 빠질지 이런 정보도 필요하다. 그래서 단일앱보다는 근처의 다수 충전소를 볼 수 있어야 사용자 편의가 확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자사 충전소뿐만 아니라 타사 충전소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는 ‘토글 버튼’ 기능을 추가하면 어떨까.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한눈에 모든 충전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타사 충전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쇼핑도 그렇고 사용자는 비교가 가능한 대상 중

MAIN-SUB를 두게 된다. (나의 경우는 메인은 29cm, 서브는 W컨셉과 네이버쇼핑 지그재그)

메인은 나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주게 되고, 그 혜택 때문에 메인을 위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전기차 충전앱 시장에서도 누가 메인앱으로 많이 선택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세워본다.


3. 물속성/전기속성 캐릭터를 모아라!

충전 시간을 단순히 가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험으로 전환할 수는 없을까?


가령 스타벅스에서 특정 지점에서만 받을 수 있는 스탬프를 사람들이 열심히 모은 전략을 차용해 보는 것이다. 양양에서는 '꼬북이' 스탬프를, 북한산에서는 '피카츄'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한정판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근데, 이걸 떠올려보고나니 스타벅스에서 이런 이벤트를 많이 참여하는 성별연령 데이터가 궁금해진다. ㅎㅎ) 충전이 즐겁고 재밌는 라이프 스타일이되면 좋으니까!




전기차 충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대기업들이 진출하며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워터는 친환경적인 전력 사용, 직관적인 UX,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충전소 수 부족, 낮은 인지도, 제한적인 범용성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워터가 시도할 수 있는 전략은 사용자 경험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워터드롭 같은 보상 시스템을 활용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충전소 정보 통합 기능을 통해 경쟁사 앱과의 차별점을 만들고,

캐릭터 수집형 이벤트처럼 충전 시간을 하나의 ‘즐길 거리’로 변화시키는 시도도 흥미로울 것이다.


결국 사용자들이 전기차 충전 앱 중에서 워터를 ‘메인 앱’으로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충전소 수를 늘리는 것은 기본이지만, 워터만의 독창적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전기차 충전 시장의 새로운 물결, 워터가 과연 메인 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C. [서비스 리뷰] 교보문고 리드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