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올해 맞이한 새로운 나이에 설렐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마냥 즐겁습니다.

만발한 벚꽃나무가 나란히 줄 서있는 공원을 천천히 걷습니다.

이따금 불어오는 살랑이는 바람마저 기분을 돋워줍니다.


간간히 허공에 날리는 꽃잎을 따라갑니다.

몇 개 떨어져도 남은 꽃이 더 많습니다.

가지 끝까지 옹기종기 모여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정수리까지 내려옵니다.


아쉽습니다.

바람 더 불고, 비 한 번 더 내리면 사라질 꽃입니다.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올해도 다르지 않겠지요.


아름답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피었다가 져버리는 찰나의 순간이 아쉬워 더 애가 타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우리의 지난 인생처럼 말이죠.


입장 바꿔 생각하면,

벚꽃나무는 매년 제 할 일 그냥 해내는 것뿐인데 사람들이 감탄했다가 아쉬워했다가, 왔다 갔다 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묵묵히 제자리서 계절 맞춰 꽃을 피웠을 뿐인데 말이죠.


분명한 것은 그 몸에도 나이테 하나 더 새겼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올해 꽃 피운 게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나무도 우리 만큼이나 매년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풍성한 꽃을 피워냈군요.


지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빈틈없이 꽃을 피워낸 벚꽃나무를 보며 반성합니다.

올해 맞이한 내 새로운 나이에 설렐 수 있는 일상을 많이 만들어보자!

조용히 다짐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