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동조라는 말은 '남의 주장에 자기의 의견을 일치시키거나 보조를 맞추'는 일입니다.
내적 동조와 외적 동조로 나뉩니다.
내적 동조는 집단의 사고와 행동을 개인의 사고와 행동으로 모두 받아들입니다.
외적 동조는 겉으로는 따라 하지만 개인의 의견은 그 반대인 경우입니다.
솔로몬 애시 Solomon Asch의 동조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길이가 다른 세로 선 3개를 앞에 두고 어느 선이 가장 짧은 지를 묻습니다.
혼자 있을 때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헌데 여러 명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오답을 말하자 실험자도 눈치를 보다가 따라합니다.
무려 76.4%라고 하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시력검사를 하는 줄 알고 있었다는 거죠.
정답이든 오답이든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이해관계가 전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누가 봐도 정답이 명백한 질문이었음에도 타인의 의견에 자발적으로 동조합니다.
만일 직장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월급에, 팀 실적에, 회사 이익이 걸려있는 일이라면 오답에 동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사회구조에서 선 3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것 같은 단순한 상황은 없습니다.
오답인 것 같은데 오답인지 아닌지 명백하게 가려낼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 불법인지 아닌지 경계가 애매하고 불분명한 일들처럼 말이죠.
다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내적 동조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인지부조화를 견디지 못합니다.
두 개의 상반된 생각이나 가치, 믿음을 동시에 가질 수 없습니다.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과도한 자기 합리화에 빠져버립니다.
그래야 인지부조화의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랑이 굴 속에 들어가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삶입니다.
하지만 이미 잡혀 들어왔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살 수 있습니다.
힘들고 고되고 거친 하루를 잘 버텨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