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사람도 나무도 더위에 지쳤습니다.
그늘 아래 서서 고개를 젖혀보니 나뭇잎들이 오그라져 축 늘어진 게 보입니다.
덥다고 속으로 칭얼대며 걷다가 메리골드 Marigold(금잔화)와 나팔꽃이 활짝 핀 것을 봅니다.
한증막 같은 불볕더위와 바싹 마른 흙에서 때 되었다며 차례로 꽃을 피웁니다.
7월 수국, 능소화, 무궁화, 금잔화, 나팔꽃을 봅니다.
따스한 봄이 아니라 한여름에 피어야 할 운명이 따로 있습니다.
더위에 지쳐 권태와 지루함으로 게을러졌습니다.
마치 생의 한 점에 머물러 세상과 함께 멈춰버린 듯한 기분.
대단한 착각입니다.
세상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변합니다.
덥다고 틀어박혀 밖에 나와보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여름꽃을 발견합니다.
멈춰있는 것은 '나 혼자'입니다.
환경이 어떻게 바뀌든 때맞춰 할 일을 해내는 자연의 움직임이 신비롭습니다.
게으름과 미루기를 반성합니다.
더위 핑계 대며 미적대지 말고 책 읽기에 다시 매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