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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Sep 09. 2024

삼각관계

냉이꽃 당신2

삼각관계


                                    우재(愚齋) 박종익


그림자는 누군가를 따라갑니다
사랑이나 이별을 배우지 않았어도
해와 달이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여린 별빛에도 그와 같은 길을 걸어갑니다
넝쿨이 허리를 휘감아 옵니다
순하게 생긴 새순이 손 내밀어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거지요
가만히 손을 내밀어 봅니다
서로 마주한 적 없지만
가시를 품은 몸통은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드러낼수록 다가오는 두려움,
가시가 자라서 심장에 구멍을 뚫고
머릿속을 후벼 파며
손톱으로 상처를 내고 맙니다
외롭지 않 누군가가
내가 있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넝쿨은 감기고 엉킬수록

날카로운 가시는 더 선명해집니다
내 몸은 너덜너덜한 누더기가 되어 갑니다
외로워서 혼자인 누군가가
괴롭기 싫어서 혼자가 되고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내 가슴에 기대어 있습니다
당신 옆에 앉아 있는 나
맞잡고 있는 손은 여전히 어긋나 있는데
우리는 언제쯤 마주 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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