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는 누군가를 따라갑니다 사랑이나 이별을 배우지 않았어도 해와 달이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여린 별빛에도 그와 같은 길을 걸어갑니다 넝쿨이 허리를 휘감아 옵니다 순하게 생긴 새순이 손 내밀어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거지요 가만히 손을 내밀어 봅니다 서로 마주한 적 없지만 가시를 품은 몸통은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드러낼수록 다가오는 두려움, 가시가 자라서 심장에 구멍을 뚫고 머릿속을 후벼 파며 손톱으로 상처를 내고 맙니다 외롭지 않을 누군가가 내가 있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넝쿨은 감기고 엉킬수록
날카로운 가시는 더 선명해집니다 내 몸은 너덜너덜한 누더기가 되어 갑니다 외로워서 혼자인 누군가가 괴롭기 싫어서 혼자가 되고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내 가슴에 기대어 있습니다 당신 옆에 앉아 있는 나 맞잡고 있는 손은 여전히 어긋나 있는데 우리는 언제쯤 마주 보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