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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7시간전

깡통의 노래

냉이꽃 당신2

깡통

                                    우재(愚齋) 박종익


이차원으로 로드킬 당한 깡통

한때는 잘 나가던 그가
간, 쓸개, 콩팥, 내장
시커먼 속내까지 뱉어버

한없이 낮은 곳에 엎드린

찌그러진 저 깡통

이제는 속 아프다 할 것도 없다

깡통에도 꽉 찬 일상이 있고
변하지 않는 무게가 있
직도 저 깡통의 자존감과 

삼차원과 평행선을 달리

주름 하나 없이 중력 맞서던 기억

고 또 뱉어내어

시커먼 속까지 다 뱉어버린 공허

등과 배가 붙어

더는 채울 용기를 잃어버린

허기진 속내를 읽어보라

왔던 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밟는 자와 밟히는 자

가야 할 곳을 잘 알고 있는 저 깡통
마지막 붉은 핏물을 뱉어내며

언젠가는 용광로 속에서

질경이처럼 일어설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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