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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우재 박종익
Dec 02. 2024
MeToo
냉이꽃 당신
MeToo
우재(愚齋) 박종익
아무리 사죄를 한다고 해도
용서는 인간의 몫이 아니다
평생 펜을 들고 있는 자와
펜
으로 위장한
칼
찬
사람도 더러 있다
달팽이보다 더 순
한
칼집 속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내어
둥근 꽃잎
도려내고
꽃송이
를
잘라 버렸다
가면 쓴 칼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아직도 칼날에 낭자하게 적셔나온 붉은 눈물
칼을 겨누는 것도
칼을 거두는 것도
허공에다 아무리 소리쳐봐도
빨가벗은 목소리는 달팽이관을 찾지 못한다
용서받는다면
부끄러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인지
용서할 자격이
정말 인간에게 있는 것인지
절대권력으로 함부로 꽃가지 흔들어 대던
저 비열하고 미련한 짐승이, 아니 칼날이
오직 신만의 영역에서 MeToo를 지워보려고
온몸으로 발버둥 치고 있다
신은 가면 쓴 사람을
여전히 알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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