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에 새긴 이름》
우재(愚齋) 박종익
비 오는 날
비닐하우스는 빗방울 무게에 갇혀
투명한 섬이 됩니다
세상에서 멀어질수록
귀는 물결에 잠기고
눈은 빛살에 묶이고
몸은 고요의 벽이 됩니다
떨어진 꽃잎이 떠다니며
심장 같은 울음을 남깁니다
나는 뼈와 숨결을 내어주고
꽃송이들은 내 입술 위에서
작은 불꽃이 됩니다
들숨과 날숨 사이
고요는 덫에 걸리고
나는 꽃무덤이 되어
가난한 무인도가 됩니다
한국예총 「예술세계」 신인상, 해양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전국호수예술제대상, 신춘문예당선, 아르코문학창작기금선정작가 시인, 창작사진가, Editor, 색소포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