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VS 묻지마 사랑

신아연의 영혼의 맛집 868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지난 주 금요일에 첫눈이 왔지요. 저는 보질 못했습니다만, 함박눈이 내린 곳도 있었다지요? 2023년 11월 17일 첫눈 온날은 제게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네요.



'묻지마 사랑' 첫 만남을 했거든요. 지난 여름 '묻지마 살인'이 횡행했을 때 저는 '묻지마 사랑'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늘 오가는 신림역 4번 출구에서 묻지마 살인이 벌어진 후 싹튼 생각이 결실을 맺은 거지요.



'묻지마 살인'의 해독제는 '묻지마 사랑'이라는.


아무나 죽이겠다는데 아무나 사랑하지 못할 건 뭐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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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spectivedsgn, 출처 Unsplash





인사동 어느 밥집에서 저를 포함, 5명이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여자 셋, 남자 둘, 저를 빼고는 모두 50대.



생전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생전 처음 털어놓는 속엣말들. 찻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문을 닫는 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길, 대화는 단톡방에서 이어졌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사람들 앞에서 속내를 꺼내면서 나도 몰랐던 나를 돌아보는 시간, 지난 나의 삶을 돌아볼 때 오늘 같은 타인과의 진솔한 만남은 기적이자 경이로움,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서 무방비로 나를 오픈한 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이 현상, 재밌는 만남 뜻 깊은 시간... 돌아가는 길 지하철 안의 낯선 군상들마저 사랑스럽게 보이네요, 정말입니다!



저마다 이렇게 느낌을 나눠주셨고 온기는 다음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청명한 아침을 맞습니다. 어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는 증거겠죠?"



이렇게 사랑하면 되는 거였군요. 이렇게 자리만 깔면 되는 것을. 내가 한 것은 5명의 밥값과 찻값 마련이 전부였건만. 그럼에도 저는 제가 한 일에 스스로 감동하여 어제, 그제 실실 웃고 다녔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참 행복합니다.



백 번 글로 만나는 것보다 한 번의 실제 만남이 저를 기쁘고 살맛나게 했습니다. 이게 사는 거구나 싶습니다.



사랑은 시간과 돈을 나누는 것이라죠. 저는 시간은 많습니다만, 돈은 없으니 '묻지마 사랑'을 이어간다해도 결국 반쪽 사랑을 하는 거네요. 제가 온쪽 사랑을 하려면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어디가서 돈을 더 벌지 그게 좀 걱정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묻지마 사랑을 1기, 2기, 3기...로 계속 이어가고 싶거든요.



저의 첫 모임을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앗! 오늘은 관동대학살 동행기를 쓰는 날인데 시간이 다 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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